
제천어린이합창단의 순수한 목소리가 12월 3일 저녁 제천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을 따스하게 적셨다.
지역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른 공연장은 밝고 투명한 합창 음색으로 물들었고, 객석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아이들의 노래에 함께 호흡하며 특별한 밤을 만들었다.
제천어린이합창단(단장 송민규, 지휘자 김은주)은 이날 ‘하모니 앤 드림 콘서트(Harmony & Dream Concert)’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2008년 창단 이후 수많은 행사에서 제천의 얼굴로 무대에 섰지만, 전체 단원이 제천예술의전당 같은 전문 공연장에서 함께 공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고의 음향 환경 속에서 울려 퍼진 어린 목소리들은 관객들의 숨까지 잔잔히 거두어갔다.

공연의 포문을 연 1부 ‘꿈을 여는 목소리’는 김은주 지휘자의 손끝을 따라 제천어린이합창단만의 순수함과 탄탄한 기본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 무대였다.
이어진 ‘엄마 아빠께’는 분위기를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 “고마움, 사랑, 미안함”이 담긴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무대 위에서 조용히 피어오르자 관객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보였다. 곡의 말미, 단원들이 함께 외친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은 공연장의 공기를 한층 더 뜨겁게 만들었다.
이어 상영된 영상은 단원들의 연습 과정과 국제 무대 활동 모습을 담아 공연의 흐름에 깊이를 더했다. 화면 속 아이들의 성장은 곧 이어질 무대를 기다리게 하는 힘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 무대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경쾌하게 전환됐다. ‘동해바다 아리랑’은 어린 목소리의 맑음을 바탕으로 우리 가락을 새롭게 채색하며 완성도 높은 하모니를 선보였다. ‘작은 영웅’ 무대에서는 슈퍼맨과 원더우먼 의상을 입은 단원들이 씩씩하고 귀여운 매력을 한껏 펼쳐 보였고, 객석에서는 끊임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나는 나’에서는 선배 단원과 후배 단원이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며 세대 간 연결의 의미를 무대 위에 그려냈다.



이어진 ‘하쿠나마타타’에서는 아이들이 객석을 향해 긍정의 에너지를 내보내듯 노래했고, 케이팝데몬헌터스의 ‘Golden’ 무대에서는 5인조 헌트릭스가 수준급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무대의 확장성과 다양성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절정을 향해 나아간 3부 ‘꿈을 향한 울림’에서는 보다 깊고 힘 있는 발성이 공연장을 채웠다. ‘나는 반딧불’이 시작되자 공연장의 조명이 서서히 꺼지며 웅장한 장면이 펼쳐졌다. 무대 위 단원들이 작고 따스한 불빛을 들자 관객들도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 화답했고, 공연장은 빛의 파도가 출렁이는 듯한 분위기로 변했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영화 <국가대표> OST ‘Butterfly’가 이어지며 분위기는 더욱 치솟았다. 높게 솟은 공연장 천고를 가르는 아이들의 고음과 균형 잡힌 화음은 ‘비상’이라는 곡의 주제를 장면처럼 그려내 관객들을 압도했다.

앙코르 곡 ‘아름다운 나라’에서는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오르며 웅장한 대합창을 선사했다. 공연이 끝난 뒤 스크린에 단원들의 이름이 한 명씩 떠오르자 객석에서는 큰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아이들의 노력과 시간이 고스란히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김은주 지휘자는 “지역 최고의 시설에서 아이들이 당당히 노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값진 성장”이라며 “오늘 울려 퍼진 목소리들이 관객들에게 오래 남아 제천의 미래를 밝히는 작은 빛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천어린이합창단은 이번 공연의 열기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오는 2026년 1월 17일(토) 오후 2시 제18기 신규 단원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며, 지원 대상은 초등학생 전 학년과 6~7세 유스반이다. 합창을 통해 예술적 감수성과 표현력을 기르고 싶은 어린이라면 누구든 참가할 수 있다. 문의는 제천어린이합창단 사무국(010-5485-7034)으로 하면 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