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김용자 부녀회장 3년째 직접 기른 열무 182kg 기부… 17개 읍면동 회원 손맛 더해
ㅣ열무김치 220통과 멸치볶음 100통 등 관내 취약계층 및 복지시설 230여 곳에 전달

초여름 더위가 시작된 17일 새벽, 제천시 새마을회관에는 푸르스름한 아침 공기가 채 가시기도 전부터 분주한 손길과 정겨운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새마을지도자제천시협의회(회장 장승일)와 새마을지도자제천시부녀회(회장 김용자)는 이날 관내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을 위한 사랑의 열무김치 및 멸치볶음 나눔 행사를 개최하며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 3년째 이어지는 기부와 든든한 협동

이번 행사는 김용자 제천시새마을부녀회장이 직접 농사지은 열무 26박스, 총 182kg을 후원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김 회장은 3년째 손수 재배한 열무를 나눔 행사에 쾌척하며 변함없는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제천시 17개 읍면동 새마을부녀회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마치 전문 셰프처럼 각자의 손맛과 정성을 보탰다. 장승일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을 비롯한 남자 지도자들 역시 이른 아침부터 산더미 같은 열무를 나르고 완성된 김치통을 적재하는 등 힘쓰는 일을 도맡아 현장의 일손을 크게 덜었다.
■ 특급 양념에 담긴 정성, 웃음꽃 피어난 버무림 현장

현장은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이른 아침부터 모여든 회원들은 마치 잔칫집을 연상케 하는 활기 속에서 열무김치 담그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작업장 곳곳에서는 웃음소리와 정겨운 대화가 이어졌고, 흥겨운 노랫가락까지 더해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회원들은 산더미처럼 쌓인 초록빛 열무를 한 줄 한 줄 정성껏 다듬으며 본격적인 작업에 나섰다. 열무를 절이고 양념을 만드는 모든 과정은 ‘우리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는 마음으로 꼼꼼하게 진행됐다.
커다란 대야에 담긴 열무는 굵은 소금으로 알맞게 절여 숨을 죽인 뒤 시원한 물에 여러 차례 헹궈 아삭한 식감을 살렸다. 물기를 빼는 동안 한쪽에서는 삶은 쌀밥에 마늘과 생강, 새우젓, 멸치액젓을 곱게 갈아 양념의 기본을 만들었다. 여기에 채 썬 양파와 청양고추, 붉은 고춧가루를 넉넉히 더하자 매콤하고 구수한 향이 작업장 가득 퍼져나갔다.
특히 백운면 새마을부녀회장의 비법으로 만든 멸치볶음은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 맛이면 밥 한 그릇은 금세 비운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큰 호응을 얻으며 작업 현장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본격적인 버무림이 시작되자 회원들의 손놀림도 더욱 분주해졌다. 양손 가득 붉은 양념을 묻힌 회원들은 열무 줄기 하나하나에 양념이 고루 배도록 세심하게 버무리며 정성을 더했다.
“올해 열무가 참 연하고 실하네요. 드시는 분들 입맛이 살아나셨으면 좋겠어요.”
“청양고추를 넉넉히 넣어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날 거예요. 이 양념이 우리 부녀회만의 비법이죠.”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혔지만 회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서로를 격려하며 손발을 맞추는 모습에서는 오랜 시간 함께해 온 공동체의 정이 묻어났다.
정성껏 버무려진 열무김치에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손길과 어려운 이웃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함께 담겼다.
■ 복지시설 등 230여 곳에 전달된 온기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자랑하는 열무김치는 3kg씩 포장 용기에 정갈하게 담겼다. 회원들은 스티커를 부착하고 용기 주변을 깨끗하게 닦아내며 마지막 전달 순간까지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
포장 작업이 모두 끝난 뒤 회원들은 “맛있으면 0칼로리, 함께하면 100점”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정성껏 마련된 열무김치 220통과 멸치볶음 100통은 행사 당일 오후 큰나무주간보호센터, 영육아원, 두빛나래방문복지센터를 비롯한 관내 17개 읍면동 취약계층 230여 가구에 신속하게 전달됐다.
장승일 협의회장은 “새벽부터 한달음에 달려와 이웃사랑을 실천해 준 회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회원들이 흘린 땀방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위로와 기쁨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자 부녀회장은 “씨를 뿌리고 정성껏 기른 열무가 회원들의 훌륭한 손맛을 거쳐 이웃의 밥상에 오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며 “우리가 나눈 건 칼로리가 아니라 훈훈한 마음이니, 살은 안 찌고 정만 찐다”고 재치 넘치게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제천시 새마을부녀회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역사회 곳곳에 온기를 전하는 나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경배 제천시 새마을회장 역시 “부녀회장님들이 온 정성을 쏟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남자 지도자들의 헌신적인 동참과 회원들의 협동심이 제천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격려했다.
매년 김장 나눔, 밑반찬 지원, 환경정화 등 다양한 봉사를 펼치는 제천시 새마을남녀지도자협의회 회원은 올해도 변함없이 지역사회의 든든한 나눔 버팀목 역할을 다하고 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