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1년간 갈고닦은 ‘뽐’, 문화 수요자에서 당당한 ‘문화공급자’로 우뚝… 관객들 “아마추어 열정에 감동” 환호

1년간 오직 이 순간을 위해 갈고닦은 배움의 열정이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꽃피었다.
더 이상 문화를 즐기기만 하는 ‘수요자’가 아닌, 감동을 전하는 당당한 ‘공급자’로 우뚝 선 시민 아티스트들. 이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축제의 장, ‘2025 제천문화원 문화학교 수강생 발표회인 ‘여섯번째 뽐’이 11월 4일 제천시민회관 광장을 뜨겁게 달궜다.
■시민이 예술가로, ‘오늘은 뽐내는 날’

‘나도 문화예술가!’라는 구호 아래 펼쳐진 무대는 처음부터 뜨거웠다.
이날 행사의 포문은 ‘국악그룹 휘안’이 열었다. 이아람(아쟁), 장태근(대금), 송지현(민요)으로 구성된 이들은 <민요의 향연>, <너영나영>, <아리랑 연곡> 등으로 관객의 흥을 끌어올렸다. “얼씨구!” “좋다!” 추임새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며 본격적인 축제의 막이 올랐다.
■섬세한 해금의 선율, 오후의 공기를 물들이다

첫 무대는 ‘해금 교실’(강사 민성원). 수강생들은 <사랑은 늘 도망가>, <찔레꽃>, <등대지기>를 연주하며 감성적인 가을 정서를 그려냈다. 초급반은 부드럽고 안정된 연주로 섬세한 음색을 뽐냈고, 중급반은 표현력 있는 보잉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객석에서는 “소리가 사람 목소리 같아요”, “영화음악처럼 잔잔하다”는 감탄이 이어졌다.
■하모니카의 추억, 관객과 하나 되다

곧이어 ‘추억의 하모니카 교실'(강사 이광수)이 무대에 오르자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며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초급반의 <소풍같은 인생>이 정겹게 울려 퍼지자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고, 중급반은 <별빛같은 나의 사랑이>로 풍부한 화음을 선보였다. 연주반의 <당신이 좋아> 등 익숙한 멜로디에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훈훈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이광수 강사는 제자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직접 하모니를 더하며 한 몸처럼 호흡했고, 공연이 끝나자 “진짜 가족 같은 무대였다”는 평이 이어졌다. 특히, 하모니카반은 배움에 그치지 않고 동아리를 결성해 평생학습어울림 한마당 등 외부 행사에서도 화합과 실력을 과시한 바 있어 더욱 뜻깊은 무대였다.
■신설반의 놀라운 기량, 대금·소금 교실
올해 새롭게 개설된 ‘대금·소금 교실’(강사 이을상)은 신설반답지 않은 탄탄한 기량을 보여줬다.

<동요 메들리(섬집아기, 클레멘타인)>로 청아한 소리를 들려준 뒤, <홀로 아리랑>으로 감동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수강생 이병국의 <한계령> 독주는 깊은 호흡과 절제된 표현으로 객석의 숨을 멎게 했다. “처음 배웠다고 믿기지 않는다”, “프로 무대 같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전통의 멋, 가야금과 장구가 이끈 한마당
‘가야금 교실’(강사 남궁영숙)은 우아함으로 무대를 물들였다.

<아리랑 꽃이 피었네>, <태평가>, <진도아리랑>을 연주하는 수강생들의 손끝에서 맺히는 현의 떨림은 오랜 시간의 연습을 증명했다.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가야금 천년의 소리 같다”는 탄성이 터졌다.
이어 ‘민요·가락장구 교실’(강사 박경자)이 등장하자 분위기는 단번에 달라졌다. <뱃노래 자진뱃노래>, <진도아리랑>, <강원도아리랑>이 이어지며 현장은 흥으로 넘쳤다. 관객들도 “얼쑤!”, “좋다!”를 외치며 박수로 장단을 맞췄고, 어느새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사라졌다.
■피날레, 워킹으로 완성된 자신감

대미는 ‘내 몸을 디자인하다 교실’(강사 김선옥)이 장식했다. 수강생들은 <나성에 가면>, <미인>, 에 맞춰 당당히 워킹을 선보였다.
연령을 불문한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유연한 몸짓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멋지다!”,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환호했고, 무대 위 시민들은 그 박수 속에서 진짜 ‘모델’로 거듭났다.
‘워킹을 통한 바른 체형’ 교정을 목표로 하는 이 반은 이미 10월, 한방엑스포에서 감동적인 웨딩 런웨이와 ‘충북문화의 날’ 축하공연에 참여하며 큰 화제를 모았으며, 김선옥 강사가 충북문화원연합회장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나도 모델’이라는 자신감이 빛나는 무대였다.
■무대 밖에서도 이어진 예술의 향기

무대 밖에서도 시민 아티스트들의 열정은 빛났다. 11월 19일까지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수강생 전시회’는 그 자체로 훌륭한 갤러리였다.
’수채화 교실'(강사 이종원), ‘연필스케치 교실'(강사 허우현), ‘서화·섬유아트 교실'(강사 장성경) 수강생들이 1년간의 배움의 열정을 쏟아부은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한 관람객은 “전문 작가 못지않은 솜씨에 놀랐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작품에 그대로 묻어난다”며 감탄했다.

로비에서는 ‘전통다도 교실’(강사 이정미)이 따뜻한 차를 나누며 ‘쉼의 미학’을 전했고, 3층의 ‘음악영화감상 교실’(강사 한상백)은 매주 클래식 선율로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비록 무대에 오르진 않았지만, 신설 강좌인 ‘자연치유 맨발걷기 교실'(강사 윤혜정) 역시 건강한 삶을 향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시민이 곧 제천의 문화”
윤종섭 문화원장은 27년 역사(1998년 시작)를 가진 제천문화원 문화학교의 ‘여섯번째 뽐’ 수강생 발표회를 축하하며, 1년 동안 갈고닦은 실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오늘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 수강생 여러분이야말로 제천의 문화를 이끄는 소중한 시민 아티스트이자 문화공급자”라며 “이들의 배움의 열정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문화도시 제천을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격려했다.
‘여섯 번째 뽐’은 발표회 이상의 시민이 문화의 주체로 성장하는 순간이었다. 무대 위의 떨림, 객석의 환호, 전시장의 향기까지,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제천이라는 도시를 문화예술로 물들이고 있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