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클래식 기타의 따뜻한 선율이 제천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25년 10월 25일 토요일 오후 2시 30분, 제천시민회관 소극장은 관객들의 기대로 가득 찼다.
제천 유일의 클래식기타 동호회 ‘기타크로스'(회장 유창균)가 “깊어가는 가을, 클래식 기타의 향연”이라는 부제 아래 감동적인 창단연주회를 개최했다.
2025년 제천시 평생학습 동아리 및 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연주회는, 10명 회원들의 1년여간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무대였다. 공연장 스크린에는 연주곡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영상과 자막이 함께 흘러나와 관객들의 몰입을 도왔다.
■”실수해도 격려를”… 설렘으로 시작한 무대

연주회는 유창균 회장의 진솔한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유 회장은 “오늘 창단연주회를 준비하며 ‘설렘’이라는 단어를 많이 느꼈다. 40대 중반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배의 회원들이 모여 연습하는 과정 자체가 인생의 축소판 같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열심히 해도 실수할 때가 있고, 때로는 연습 안 한 부분이 잘 맞을 때도 있었다. 인생처럼 말이다”라며 “오늘 저희가 아마추어로서 최선을 다해 연주하지만, 혹시 실수가 있더라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 여기시고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관객들의 훈훈한 박수를 받았다.
이어 임순애, 류지형 두 사회자의 안내로 본격적인 1부 공연이 시작됐다. 첫 무대는 권성수 고문이 솔로로 연주한 ‘라 플라야(La Playa)’였다. 바닷가의 파도 소리처럼 감미로운 선율은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가슴을 촉촉이 적셨다.
이어진 ‘보리밭’ 연주는 듣는 이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유창균 회장이 솔로로 나선 ‘라 쿰파르시타(La Cumparsita)’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클래식 리듬에 맞춰 박수로 장단을 맞추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주자의 작은 실수에도 관객들은 오히려 더 큰 소리로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 훈훈함을 더했다.
조재호 회원의 ‘그린슬리브(Greensleeves)’ 연주는 이낭희 시인의 자작시 ‘몽마르뜨의 언덕’ 낭독과 어우러져 클래식 선율과 시가 만나 빚어내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임순애, 김주회 회원의 듀엣 ‘첫발자국(Le Premier Pas)’은 두 대의 기타가 속삭이듯 대화를 나누며 셀렘의 여운을 남겼고, 류지형, 이인범 회원의 남성 듀엣 ‘밤과 꿈(Nacht und Träume)’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선율로 관객들에게 ‘마음 쉼표’를 선물했다. 김현수, 유창균 회원의 ‘세레나데(Serenade)’ 듀엣에서는 한음 한음 정성을 다하는 연주자의 진심이 전해지며 객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특별 게스트 지호남, “차원이 다른 연주”… 관객들 매료
1부의 하이라이트는 동호회의 지도를 맡고 있는 제천 출신 지호남 기타리스트의 특별 게스트 무대였다.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수학하고 국내외 유수 페스티벌에서 입상 및 초청 연주를 이어가며 실력을 인정받은 지호남 기타리스트는 ‘고엽(Autumn Leaves)’과 ‘가짜 탱고(Tango en skaï)’ 두 곡을 선보였다.
그는 무대에 올라 “너무 엄숙한 것 같다. 편안하게 즐겨달라”며 객석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이어진 그의 연주는 프로다운 포스와 혼신의 열정이 빛났다. 관객들은 “차원이 다른 수준 높은 선율”이라 감탄하며 그의 현란한 손가락 움직임과 표정, 몸짓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심금을 울리는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폭발적인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8명의 하모니, 관객과 하나 된 앙상블
10분의 휴식 후 이어진 2부는 회원 8명이 함께하는 앙상블(합주) 무대로 꾸며졌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인 ‘언제나 몇 번이라도’가 연주되자, 솔로나 듀엣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풍성한 음량과 완벽한 호흡이 객석을 압도했다.

이어 ‘라 팔로마(La Paloma)’,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 ‘라 골론드리나(La Golondrina)’ 등 귀에 익숙한 명곡들이 8대의 클래식 기타 하모니로 울려 퍼졌다. 좀처럼 보기 힘든 8인 기타 합주 무대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마지막 곡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멋지다!”, “앙코르!”를 연호하는 함성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기타크로스 회원들은 앵콜곡으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준비했다. 회원들이 먼저 노래를 선창하자, 객석의 관객들도 다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장관을 연출했다.
■”음악으로 위로를”… 제천 유일 클래식 동호회의 발자취
’클래식기타 크로스오버’라는 정식 명칭처럼, ‘기타크로스’는 클래식기타와 대중음악의 결합을 통해 생활 속 ‘세미클래식’을 추구한다.

이들의 시작은 2024년 5월, SNS를 통해 만난 5명이었다. 결성 초기 5개월간은 고정 연습 장소가 없어 유랑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같은 해 10월 말 내토시장 상인회(회장 김정문)의 도움으로 2층 문화센터에 터전을 잡고 정기 모임을 이어왔다.
이후 제천예술의전당 동명광장, 하소생활문화센터, 영월 주천 김장축제 등에서 꾸준히 무대 경험을 쌓으며 실력을 다져왔고, 마침내 10명의 회원이 모여 창단연주회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유창균 회장은 “풋풋한 아마추어의 냄새가 나지만, 일상을 잃어버릴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오늘의 격려를 힘입어 내년에는 더 알차고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이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알렸다.
한편, 기타크로스는 클래식기타와 연주에 관심 있는 제천시민을 대상으로 신규 회원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기타크로스’ 또는 전화(회장 010-5428-0060, 총무 010-9760-7526)를 통해 가입 및 문의가 가능하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