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10월 23일 자양영당 숭의사서 고유제 봉행… 세명고 학생, 아헌관으로 제례 참여
ㅣ동명초 취타대, 관내 중·고교생 100여 명 동참… “세대 잇는 역사 계승의 장”

한말, 국권 수호를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제천의병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제130주년 제천의병제’가 10월 23일(목) 의(義)의 고장 제천시 봉양읍 자양영당 숭의사에서 성황리에 거행됐다.
올해는 특히 ‘義로 세우고 魂으로 잇다’라는 주제 아래,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행사의 중심이 되어 130년 전 선열들의 희생과 나라 사랑 정신을 직접 계승하는 장(場)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깊이 더했다.
■ 130년 함성, 청소년이 중심 되어 잇다



올해 제천의병제의 가장 큰 특징은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주도적인 참여였다.
행사의 서막은 3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천동명초등학교 취타대가 열었다. 붉은색으로 악귀를 물리치고 화살로 액운을 쫓는다는 의미를 지닌 홍살문을 지나 행사장에 들어서는 힘찬 연주와 행진은 고유제의 시작을 만천하에 알렸다.
제천제일고, 세명고, 대제중학교 등 관내 학생 100여 명과 3105부대 장병들도 그 뒤를 따르며 13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의병의 혼을 잇는 장엄한 광경을 연출했다.
특히 제천문화원(원장 윤종섭)이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고자 도입한 ‘청소년 헌관 제도’가 빛을 발했다. 제례의 주요 직책인 아헌관(亞獻官)을 세명고등학교 국가유산지킴이 대표 박종본 학생이 맡아 선열들께 직접 잔을 올렸다.
도포를 입고 유건을 쓴 학생들은 제례에 경건하게 동참한 뒤, 제천의병전시관과 장판사 등 자양영당 주변을 돌며 의병들의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 엄숙하게 거행된 고유제… 각계각층 추모 물결









제천문화원 주관으로 23일 오전 11시 거행된 고유제(告由祭)는 의병 선열들께 제천의병제의 시작을 고하는 대표 행사다.
제천문화원은 창의 100주년이던 1995년 시작된 의병제를 2020년부터 6년째 주관하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관식 자양영당 총무 장의가 집례(執禮)를 맡아 홀기(笏記)를 읽으며 시작된 고유제는 제례의 절차와 의미를 학생들과 일반 참관객에게 알기 쉽게 해설하며 진행됐다.
순국선열 및 을미의병에 대한 묵념과 3105부대 장병들의 조총 발사 후, 영동 난계국악단의 주악이 더해져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본격적인 제례가 봉행됐다.
초헌관(初獻官)은 김창규 제천시장, 아헌관(亞獻官)은 박종본 세명고 학생 대표, 종헌관(宗獻官)은 박용주 국가보훈부 충북북부보훈지청장이 맡아 의병선열 신위에 헌작했다.
이외에도 원준희 대축(大祝)을 비롯한 자양영당 장의들이 제례의 각 직책을 맡아 봉행을 도왔다.
이날 고유제에는 김꽃임 도의원, 이재신 시의원, 김상구 의병유족회장을 비롯한 의병 유족, 김상수 제천문화재단 이사장, 심상천 자유총연맹 제천시지회장, 이충형 국민의힘 대변인 등 지역 인사와 학생,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해 그 뜻을 함께 기렸다.
또한 의림서도회는 ‘의병제’를 시제로 한 수십 개의 만장(輓章)을 숭의사 주변에 걸어 행사의 장엄함을 더했으며, 광복회 충북지부 북부연합지회의 항일 독립운동 사진 전시도 열렸다. 제천소방서 119수호천사전문의용소방대는 음료 부스 운영과 주차 안내 봉사로 힘을 보탰다.
■ 다채로운 부대행사로 의병 정신 계승
의병 정신을 기리는 행사는 고유제 전후로도 풍성하게 이어졌다. 지난 16일 의병유족 간담회를 시작으로, 20일에는 제천한시협회 주관 전국한시백일장(제천향교)이, 22일과 23일 양일간은 의림서도회 주관 의병사적전시회(제천시민회관)가 열려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의병의 역사를 접하도록 했다.
이튿날인 24일 오전 11시에는 이정규 의사, 김상태 의병장 등의 묘소가 있는 고암동 순국선열묘역에서 제천동우회 주관으로 순국의병 위령 묘제(墓祭)가 거행될 예정이다.
■ “숭고한 희생, 세대 넘어 기억해야”

행사를 주관한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은 “제천은 을미의병이 봉기한 지 130년이 되는 의(義)의 고장”이라며, “화창한 날씨 속에 본행사를 치르게 되어 감회가 깊다. 130년이 흐른 오늘,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그분들의 희생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모든 세대가 함께 기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초헌관을 맡은 김창규 제천시장은 “어린 학생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모여 의병 선열들의 뜻을 기리고 화합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킨 의병 정신은 애국정신의 진수”라며, “우리 제천의 청소년들이 이러한 의병 정신을 가슴에 품고 ‘일당백(一當百)’의 기상으로 학업과 인생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길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박용주 충북북부보훈지청장은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의병 창의 1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제천의병제는 제천의 자랑이자 시민의 정신적 기둥이다. 앞으로도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을 실천하며 자랑스러운 의병의 도시 제천을 더욱 드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