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제천 호숫가음악제, 철저한 방역 속 희망과 감동 다잡았다

ㅣ역대급 라인업… 세계적인 보이스 오케스트라 이 마에스트리, 한국의 대표급 소프라노 양귀비, 팬텀싱어·보이스킹 출신 성악가 구본수 등
ㅣ제천출신 음악인 출연… 피아니스트 주보라, 소프라노 장연주
ㅣ오페라, 재즈, 가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 구성… 재미와 감동 선사

▲세계적인 보이스 오케스트라로 평가받고 있는 이마에스트리… 왼쪽부터 음악감독 양재무, 바리톤 최병혁, 바리톤 오동규, 테너 손승민, 테너 이규철, 테너 오상택, 테너 김충식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음악제가 열렸다.

그 주인공은 ‘2021제천호숫가음악제’다. 지난 18일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강화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는 시민들에게 음악에 담긴 치유의 힘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사전에 제천에서 만나기 어려운 역대급 라인업으로 관심을 모은 음악제였다.

먼저 KBS 전 아나운서 임성민의 사회로 제천이 자랑하는 소프라노 장연주(독일 바이마르 대학원)가 ‘아름다운 나라’를 천상의 목소리로 들려주며 음악회의 시작을 알렸다.

다음으로 팬텀싱어 3관왕에 빛나는 국보급 베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구본수가 ‘I will be there’과 가족과 지인을 생각하며 보이스킹 3라운드에 부른 ‘바람의 노래’를 열창했다. 그의 깊은 감성을 노래에 오롯이 녹여내 그의 바람만큼 청중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세 번째로 보이스킹 예선에서 본선 무대에 오르게 한 ‘하숙생’을 들려주었다. 그의 닉네임 ‘총 베이스’처럼 놀라운 음량으로 청중을 압도하는 무대를 그려내며 음악회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열기를 받아 제천 중앙초 출신 피아니스트 주보라(미국 텍사스오스틴대 박사)가 무대를 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태교음악으로 유명한 모차르트의 ‘반짝반짝 별 변주곡 다장조 K.265’를 연주했다. 청중들은 잔잔하고 달달한 피아노 선율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어 깨끗하고 영롱한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려주어 관객들의 마음까지 정화해 주었다.

작곡가 겸 팝피아니스트인 예술감독 조장원이 이끄는 재즈 퀴텟이 ‘베사메무쵸’, ‘the first noel’을 선사했다. 피아노, 드럼, 콘트라베이스, 색소폰 등 혼성 밴드가 만드는 소리에 관객들은 ‘와우~ 멋있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음악에 빠져들었다. 관객들의 환호에 답하며 싱어 헤나가 “코로나19로 어럽지만 내년에는 슬픔을 거두고 희망적인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란다”며 크리스마스 캐럴 ‘산타 할아버지 우리 마을에 오시네’를 선물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전임교수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소프라노 양귀비는 피아노 함유진과 협연으로 김효근의 ‘첫사랑’을 불러 소중한 추억과 풋풋하고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했다. 아울러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우리 아버지(O mio babbino caro)’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노래했다. 아름다운 소프라노 음색으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세계적인 보이스 오케스트라로 평가받고 있는 이 마에스트리(I MAESTRI)가 호숫가음악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지난달 유럽 5개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이마에스트리는 지휘 양재무 음악감독과 테너 김충식, 송승민, 오상택, 이규철, 바리톤 오동규, 최병혁 등 국내 최고의 성악가들100여 명이 음악의 본질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오 솔레 미오’를 네명의 테너가 가슴을 뻥 뚫는 목소리와 하모니로 들려주어 관객들로부터 힘찬 박수를 받았다. 객석 여기저기서 “최고”라고 환호성이 터졌다.

이날의 압권은 음악인과 청중간의 쌍방향 소통이었다. 양재무 음악감독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中 ‘투우사의 노래’ 무대에서 청중을 향해 손을 보여주며 박수를 유도했다. 청중들도 손뼉을 치며 음악회의 마지막을 즐겼다. 관객은 연주자, 박수는 악기로 음악회의 일부가 돼 이 이마에스트리와 함께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난이도 높기로 유명한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네순 도르마(공주는 잠 못 이루고)’ 무대에 앞서 양재무 감독은 사랑, 건강, 인생, 경제적으로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라고 소망했다. 관객들도 “빈체로~빈체로”를 함께 외치며 서로의 승리를 기원했다.

앙코르 송을 부를 때는 전 출연자가 모두 무대에 나와서 ‘그리운 금강산’, 거룩한 밤(O Holy Night), 징글벨(흰 눈 사이로 사이로 썰매를 타고)을 선사했으며, 관객들도 함께 부르며 마지막 힐링타임을 가졌다.

호숫가음악회는 ‘위로와 감동’이라는 주제처럼 모두 다시 웃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마무리됐다.

공연을 관람한 김용자(여, 64, 신백동) 씨는 “제천에서 본 최고의 공연 중에 하나다. 공연 내내 따뜻함이 온전히 전달되는 콘서트였다. 특히 진지한 클래식의 느낌을 좀 더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여기에 세계적인 이 마에스트리의 고음과 저음의 앙상블이 만들어낸 절묘한 조화의 소리가 돋보이는 무대였다”고 극찬했다.

지난 2018년 청풍호숫가음악제로 시작해 올해부터 이름을 바꾼 <제천호숫가음악제>는 자발적인 시민들의 비영리모임호숫가음악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했으며한국문화예술위원회 텀블벅 예술나눔과 제천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한국의 대표급 소프라노 양귀비와 반주 피아노 함유진

▲혼성밴드 재즈 쿼텟

▲국보급 베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구본수

▲제천이 자랑하는 소프라노 장연주

▲제천 출신의 피아니스트 주보라

▲KBS 전 아나운서 임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