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 전력망 구축 계획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충북도의회가 공식적인 재검토 요구에 나섰다.
수도권 산업을 위한 전력 공급 과정에서 비수도권이 감내해야 할 부담이 과도하다는 문제의식이 결의안 채택으로 이어졌다.
충북도의회는 15일 제430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김꽃임 의원(제천1)이 대표 제안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및 전력망 구축 전면 재검토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정부를 향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다시 살피고, 제천을 포함한 충북 지역의 송전선로 설치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충북 전역에 송전선로 34개, 변전소 16개소가 설치될 예정”이라며 “이는 대부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것으로, 지역에는 실질적인 이익 없이 건강권 침해와 환경 훼손, 재산권 침해만 남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결의안은 특히 비수도권을 전력 생산과 송전의 부담만 떠안는 구조로 규정했다. 수도권 중심 산업 정책에 맞춰 충북을 비롯한 지방이 ‘전력 공급 경유지’로 기능하는 현 체계는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강조해 온 국가균형발전과 에너지 정의 기조와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함께 제기됐다.
또한 송전선로와 변전시설이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대표적인 기피시설임에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언급됐다. 김 의원은 “전원개발촉진법과 국가기간전력망 관련 법률이 주민 의견 청취를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의회는 결의안을 통해 정부와 관계 기관에 세 가지 사항을 촉구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및 수도권 중심 전력망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클러스터 2단계 사업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부권으로 이전할 것 ▲제천과 영동을 잇는 송전선로 건설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주민 의견 반영과 수용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것 등이다.
충북도의회는 “주민의 생존권과 환경권을 위협하면서 지역의 미래와 균형 발전을 외면하는 전력망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번 결의안이 전력 정책 전반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