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제19회 정기연주회 성료…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동행부터 교향곡 전 악장 완주까지
ㅣ김상현 지휘자 “1년간 땀 흘린 단원들에게 뜨거운 격려를”… 12월 3일 공연 예고
초겨울의 쌀쌀한 공기도 청소년들의 뜨거운 음악적 열정을 식히지는 못했다. 제천의 밤이 베토벤의 웅장한 선율과 함께 깊어갔다.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단장 최경희, 지휘 김상현)가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 제천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제19회 정기연주회 ‘베토벤, 열정의 선율’이 객석을 메운 시민들의 환호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로 창단 15주년을 맞은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라틴 음악의 화려함을 넘어, 올해는 클래식의 본류인 ‘베토벤’을 통해 한층 단단해진 내공과 성숙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 긴장감 넘친 서막, 그리고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동행’

공연의 포문은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Op.62)’이 열었다. 위영수 객원지휘자의 힘찬 수신호에 맞춰 터져 나온 첫 음은 비극적 주인공의 내면을 파고드는 듯한 강렬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단원들은 곡 전반에 흐르는 극적인 대비와 리듬감을 놓치지 않고 소화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이날 무대의 백미는 단연 오케스트라 파트별 강사(솔리스트)와 제자(단원)들이 호흡을 맞춘 협연이었다. 스승이 앞에서 이끌고 제자들이 뒤에서 소리를 받치는 ‘사제동행(師弟同行)’의 무대는 음악적 완성도를 넘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먼저 바이올리니스트 박윤지는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 A단조’를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화려한 기교 속에서도 2악장의 서정적인 따뜻함을 잃지 않았으며, 3악장에서는 특유의 경쾌함으로 오케스트라와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이어 플루티스트 서유경은 라이네케의 ‘플루트 협주곡 D장조’ 1악장에서 맑고 청아한 음색으로 무대를 채웠다. 유려하게 흐르는 선율과 감각적인 다이내믹의 변화는 낭만주의 음악의 정취를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마지막 협연 주자로 나선 첼리스트 조서연은 포퍼의 ‘헝가리 랩소디’를 연주하며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첼로 특유의 깊은 저음은 물론, 헝가리 민속 리듬을 표현하는 화려하고 격정적인 테크닉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 베토벤 교향곡 1번 전 악장 완주… “우리는 또 한 뼘 자랐다”
협연의 열기는 메인 무대인 베토벤 교향곡 제1번 C장조(Op.21) 전 악장 연주로 이어졌다. 청년 베토벤의 패기와 혁신이 담긴 이 곡은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소화하기에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김상현 지휘자의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지휘 아래 단원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1악장의 긴장감 넘치는 도입부부터 4악장의 환희에 찬 피날레까지, 흐트러짐 없는 앙상블은 이들이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했는지를 증명했다. 마지막 음이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순간, 단원들의 표정에는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부심이 교차했다. ‘한 뼘 더 성장한’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저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김상현 지휘자는 연주를 마친 뒤 마이크를 잡고 “오늘의 이 무대를 만들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학업과 연습을 병행하며 묵묵히 따라와 준 단원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이 자리에 계신 관객 여러분께서 우리 아이들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부탁해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 앵콜과 함께 펼쳐진 추억… 그리고 새로운 시작

공연의 피날레는 축제와도 같았다. 쏟아지는 앵콜 요청에 화답하며 연주가 다시 시작되자, 무대 뒤 백스크린에는 단원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관객들은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축하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교류 연주팀인 영월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트럼펫과 타악기 파트에 힘을 보태며 더욱 풍성하고 웅장한 사운드를 완성, 지역 간 음악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최경희 단장은 “올해는 엑스포 개막식 등 굵직한 무대를 경험하며 단원들이 시민들과 호흡하는 법을 배웠다”며 “오늘 연주가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청소년 예술 단체로 거듭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황리에 정기연주회를 마친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는 오는 12월 3일 제천예술의전당 기획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시민들을 만난다. 이번 무대의 감동을 이어가며 새로운 레퍼토리로 2025년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한편, 오케스트라는 2026년을 함께할 신입 단원을 공개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현악기(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와 관악기(플루트, 클라리넷)이며, 접수 기간은 2025년 12월 8일부터 2026년 1월 10일까지다. 오디션은 2026년 1월 10일 시민회관 지하 1층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오케스트라 사무국(010-7101-9905)으로 문의하면 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