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의림서도회, ‘의병제’ 시제로 만장 제작… 130년 세월 넘어 선열 추모
ㅣ’현대의 애도문’… 고유제 공간 더욱 엄숙하게 채워

’의(義)의 고장’ 제천이 130년 전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붓글씨로 아로새겼다.
10월 23일(목) ‘창의 130주년 제천의병 고유제’가 열린 제천시 봉양읍 자양영당 숭의사. 행사장 주변에는 ‘의병제(義兵祭)’를 시제로 삼아 써 내려간 수십 개의 만장(輓章)이 가을바람에 펄럭이며 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추모의 물결을 이뤘다.
이번 만장은 제천의 의림서도회(醫林書道會) 회원들이 130년 전 나라를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의병들의 넋을 기리고, 고유제를 더욱 장엄하게 봉행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 마련한 것이다.
만장은 본래 고인의 덕을 기리거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글을 비단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처럼 만든 것을 일컫는다. 주로 장례 행렬에서 상여를 따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하는 데 쓰인다.
이러한 만장이 130년이 지난 의병제에 등장한 것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행사장 장식 이상의 13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선열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그들을 ‘다시 애도하고 기억하겠다’는 후손들의 엄숙한 다짐이기 때문이다.
바람에 펄럭이는 만장 하나하나는 130년 만에 다시 부르는 진혼곡(鎭魂曲)이자 헌시(獻詩)인 셈이다.
’의병제’를 시제로 한 서예가들의 힘찬 필체가 담긴 수십 개의 만장들은 고유제가 열리는 자양영당 숭의사 주변을 에워싸며 제례의 공간을 더욱 성스럽고 엄숙하게 만들었다.
참석자들은 의병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글귀가 적힌 깃발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바라보며, 130년 전 이 땅을 지키려 했던 의병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