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원주로 직선 연결이 합리적…제천 경유 즉시 제외하라”

제천 시민들이 또다시 송전선로 건설에 맞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밀집된 송전망으로 수십 년째 전자파와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345kV 신평창–신원주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경로에 제천 일부 지역이 포함되자 지역사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제천시 송전선로 반대 범시민 추진위원회는 10월 23일 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천은 이번 사업의 피해 지역일 뿐, 아무런 이익이 없다”며 “신평창–신원주 구간 최적 경과대역에서 제천을 즉시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학면, 봉양읍, 백운면, 의림지동 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평창에서 원주로 직선 연결하면 공사비를 절감하고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는데, 굳이 제천을 우회하려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특히 제천 지역의 누적된 피해를 강조했다. 이미 다수의 송전선과 송전탑이 설치되어 전자파 노출과 소음, 경관 훼손, 재산가치 하락 등으로 주민들이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아왔다며 “추가적인 송전선 건설은 주민의 생존권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송전선로 건설의 주된 목적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이라는 점을 들어 “제천은 산업적 이익 없이 오히려 피해만 떠안게 되는 불합리한 노선”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오는 10월 29일 열리는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제천 노선이 제외되지 않을 경우, 결사반대 운동을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추진위원회는 “제천이 최적 경과대역으로 포함된 것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창규 제천시장 역시 주민들과 뜻을 같이했다. 김 시장은 지난 21일 간부회의에서 “제천은 이미 밀집된 송전망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어왔다”며 “주민설명회에서도 반대 의사가 분명히 확인된 만큼, 시민의 의견이 정책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역 민원 차원 이상의 국가 기반시설 확충 과정에서 지역 형평성과 주민 권리가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지를 다시금 되묻는 자리였다. 제천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정부의 입지 결정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