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제천의 아들” 박경민, 청소년과 시민예술가들에게 꿈의 무대 선사
ㅣ지역 음악 인재와 시민 예술인, 세계무대 경험한 지휘자와의 만남으로 큰 울림
ㅣ“토크와 연주로 가까워진 클래식, 모두의 무대가 되다”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단장 최경희)와 제천시민오케스트라(단장 윤용환)가 세계적인 지휘자 박경민과 함께한 특별한 무대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8월 1일(금)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제천시청소년꿈뜨락 문화공연 – 오케스트라 토크 콘서트’는 클래식 연주와 대화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 고향을 품은 마에스트로의 귀향… 무대 위로 펼친 ‘재능 기부’
이번 공연은 제천시가 주최하고 제천시 청소년꿈뜨락이 주관했으며, 박경민 지휘자는 네덜란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수석 부지휘자라는 화려한 경력을 잠시 내려놓고, 고향 제천을 위해 재능기부로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박 지휘자는 캠프와 리허설에서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생각보다 훨씬 잘해서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무대는 특히 단원 대부분이 음악을 사랑하는 청소년과 지역 시민들로 구성된 두 오케스트라가 중심이 되어 준비부터 공연까지 이끌어낸 성과였다. 시민과 청소년이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된 이날 공연은 지역 클래식 저변 확대의 상징이자 생활 속 문화예술의 성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진짜 연주자 된 느낌”… 꿈의 무대를 통해 단원들의 성장과 자긍심

공연의 문은 모차르트 교향곡 제35번 D장조 ‘하프너’로 열렸다.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와 시민오케스트라는 박 지휘자의 리드 아래 약 30분간 웅장하고도 섬세한 연주를 선보였다. 청소년 단원들은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시민 단원들은 탄탄한 앙상블과 따뜻한 울림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관객들은 숨죽이며 연주를 감상했고, 연주 후 5분 넘게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가장 돋보였던 점은 단원 개개인의 헌신과 성장이다. 무대 뒤편에서 묵묵히 악보를 연습하던 청소년 단원들의 모습, 직장과 가정이라는 일상 속에서도 틈틈이 연습을 이어온 시민 단원들의 열정은 그 자체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일부 단원은 박 지휘자와의 리허설 후 “이렇게 가까이서 마에스트로의 지휘를 받는 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라며 감격을 전하기도 했다.
시민오케스트라 단원 김민옥 씨는 “내 인생의 정말 특별한 하루였어요. 전공자는 아니기에 무대 위의 긴장은 컸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무대를 완성할 수 있어 감동 그 자체였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조영경 단원은 “나도 예술가다, 그런 자긍심을 느꼈어요. 세계적인 지휘자와 함께 호흡하며 진짜 예술인으로 대우받는 느낌이었죠”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 ‘음악을 듣는 법’을 나눈 시간… 클래식 문턱을 낮추다

연주회 시작과 중간에 클래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높이는 진솔한 대화의 장도 펼쳐졌다. 두 차례의 토크 시간 동안 박 지휘자와 관객들은 음악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생각을 공유했다.
첫 번째 토크 시간에서 박 지휘자는 고운 한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한복이 이쁘고 한국인의 품격을 전하고 싶어 한복을 입는다”고 전하며 민간 외교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그는 “휴가차 한국에 왔다가 청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취지에 공감해 감사한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참여 배경을 이야기했다.
그는 제천 동명초등학교 시절 씨름부 활동을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현재 공연장이 과거 씨름장이 있던 곳이고 없어진다고 해서 독일 생활 때 굉장히 섭섭했으나 좋은 의미로 사용될 수 있어 기쁘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지휘자가 된 계기에 대해서는 “처음엔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결국 거부할 수 없는 내면의 부름이었다”며 “예술은 결국 자기 안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토크 시간에서는 ‘클래식이 왜 어려울까?’, ‘처음 접할 클래식 추천 곡은?’ 등 시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박 지휘자는 “클래식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 일”이라며 “30분간 하나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는 훈련이 바로 클래식 감상의 본질”이라고 해석했다. 입문자에게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를 추천하며 “큰 소리에 압도되는 느낌으로 시작해보라”고 조언했다.
또한 바순, 오보에, 호른 등 다양한 오케스트라 악기를 직접 소개하며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공연의 대미는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으로 장식됐다. 박 지휘자는 “보통 공연은 밝고 경쾌하게 마무리되지만, 오늘은 조용히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곡이 끝난 후 무려 10분 가까이 이어진 관객들의 기립 박수는 이날 무대가 남긴 깊은 울림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 음악으로 하나 된 제천… 시민과 예술의 미래를 보다
공연 외에도 예술의전당 1층에서는 다양한 체험부스가 운영되어 가족 단위 관객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창규 제천시장과 박영기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송수연 시의원, 윤종섭 제천문화원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김 시장은 “서울에서 듣는 오케스트라와는 또 다른 감동을 제천에서 느낄 수 있어 뜻깊다”며 “제천의 아들 박경민 마이스터와 청소년들이 함께한 이 무대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박영기 의장도 “예술이 살아 있는 제천을 위해 앞으로도 의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격려했다.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의 최경희 단장은 “이 무대는 청소년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는 꿈과 같은 영광을 안겨준 시간이었다”며 “한 음 한 음에 아이들의 간절함과 시민들의 열정이 담겼고, 가슴 벅찬 감동으로 채워진 무대였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을 위해 여름캠프와 제천시민오케스트라와의 합동 연습 등 약 한 달여간 뜨거운 열정으로 연습에 임했다. 특히 모차르트 교향곡 제35번 전 악장을 완주한 단원들의 노력은 그 자체로 존경과 박수를 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을 헌신과 열정으로 이끌며 단원들을 하나로 모아낸 김상현 지휘자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경민 지휘자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 국제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클래식을 어렵게만 느끼던 시민과 청소년들에게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남기며 깊은 감동 속에 마무리됐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사진=제천시청소년꿈뜨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