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두 민족 지성의 대화’ 주제로 양 지역 간 첫 문화 협력 발걸음
ㅣ민세-후석 통해 지성·실천의 정신 되새겨
ㅣ윤종섭 원장 “역사는 지역의 영혼… 인물 중심 교류 지속돼야”
ㅣ황우갑 박사 “안재홍과 천관우는 시대를 초월한 실천적 지성… 천관우는 제천 정체성을 빚은 언관이자 사관”
ㅣ정삼철·박성복 “두 인물의 정신, 지역이 함께 계승해야”

(왼쪽부터 박성복 평택학연구소장, 김방 전 국제대 총장, 황우갑 한경국립대 박사, 정삼철 전 충북학연구소장)
비타협 민족주의의 상징 민세 안재홍 선생 서거 60주년과, 실사구시 역사학의 선구자 후석 천관우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뜻깊은 학술 세미나가 5월 23일(금) 제천시민회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제천문화원(원장 윤종섭)과 (사)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두 민족 지성의 대화: 민세 안재홍과 후석 천관우’를 주제로 개최됐다. 양 기관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두 인물의 사상과 활동을 조명하며, 한국 근현대 지성사의 흐름을 되짚고 지역 간 문화 협력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날 현장에는 김창규 제천시장, 박영기 제천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서경덕 민세기념사업회 부회장, 오중근 평택문화원장 등 양 지역 인사와 학계 전문가,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왼쪽부터 서경덕 민세기념사업회 부회장, 윤종섭 제천문화원장, 오중근 평택문화원장)
본 행사에 앞서 제천문화원, 평택문화원,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 간 업무협약이 체결됐으며, 이어진 세미나는 기념사와 축사, 주제 발표,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은 기념사에서 “역사는 지역의 영혼이며, 문화는 도시의 얼굴”이라고 강조하며 인물 중심의 지속 가능한 지역 교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제천에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많은 역사적 인물이 존재한다. 특히 제천 출신의 순암 안정복은 실학의 거목임에도 지역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인물 발굴과 연구의 중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제천과 평택은 각각 산과 평야의 정체성을 가진 도시로 자연과 역사 속에서 맺어진 인연이 향후 문화적 자산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경덕 민세기념사업회 부회장과 김창규 제천시장, 박영기 제천시의회 의장, 오중근 평택문화원장 등 각계 인사들은 “두 인물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이 기억해야 할 정신적 자산”이라며 교류의 의미를 강조했다.

(황우갑 한경국립대 박사)
주제 발표에서는 황우갑 한경국립대 박사가 ‘두 민족 지성의 대화: 안재홍과 천관우의 인연’을 주제로 두 인물의 삶과 사상을 조명했다.
황 박사는 “안재홍과 천관우는 시대는 달랐지만, 언론과 역사학을 통해 사회적 실천을 이끈 국사(國士)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선일보를 대표하는 언론인이 민세 안재홍이라면, 동아일보를 대표하는 언론인은 후석 천관우”라며 두 인물이 각각의 언론정신을 바탕으로 식민사관에 맞서고 실학과 한국사 연구를 통해 민족 자존을 추구한 지성인이라는 점에서 깊은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두 인물 모두 높은 절개와 실천적 지성으로 시대를 이끈 인물임을 부각했다.
특히 황 박사는 “천관우는 안재홍을 ‘고절(高節)의 국사(國士)’라 부르며 깊이 존경했고, 그의 실학정신을 계승해 『민세 안재홍 선집』 편찬에도 헌신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한 “천관우는 제천시민헌장 기초와 박달재 비문을 집필하며 제천의 지역 정체성과 시민정신 형성에 기여한 언관(言官)이자 사관(史官)”이라 평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삼철 전 충북학연구소장이 “안재홍이 민족주의 역사관을 수립했다면, 천관우는 이를 실증적으로 계승·발전시킨 인물”이라고 말하며 “세대를 초월한 두 사람의 정신을 지역이 기록하고 계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복 평택학연구소장도 “이번 세미나는 두 지역 시민이 공동의 지성 유산을 공유하고 공감한 귀중한 자리”라며 향후 공동 기념사업의 방향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소장은 구체적으로 ▲천관우가 안재홍 선집 발간에 집중한 이유 ▲두 도시의 공동 선양 방안 ▲고덕국제신도시 내 안재홍기념관에 천관우를 어떻게 함께 조명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황우갑 박사는 “천관우는 반가택 연금 상태에서도 민족사학의 맥을 잇겠다는 사명감으로 안재홍 선생 자료 편집에 전념했다”며 “이 작업이 없었다면 오늘의 안재홍 연구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기념사업은 중심 인물뿐 아니라 관계된 인물들을 함께 조명해야 지속 가능성과 확산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안재홍 기념관 내에서도 천관우의 정신적 계승을 함께 담는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두 지성인의 사상을 통해 제천과 평택이 공동의 문화적 방향을 모색하고 역사문화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민세 안재홍(1891~1965) 선생은 일제강점기 비타협 민족주의의 중심 인물로 조선일보 주필과 사장을 지내며 언론운동과 독립운동을 전개했고, 해방 후에는 정치인으로서 통일국가 수립에 앞장섰다. 1989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었다.

■후석 천관우(1925~1992) 선생은 해방 후 언론계에 입문해 한국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서 활약했으며, 1970년대에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특히 한국 고대사 연구와 민세 안재홍 연구에 헌신해 학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