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 봉양읍 장평리에서 추진 중인 태양광 폐패널 종합재활용시설 조성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제천시가 반대 현수막을 철거하겠다고 나서면서 주민들과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 “생존권 외침마저 철거하겠다?”…제천시의 조치에 주민 반발
장평리 일대에 설치된 “폐기물 집열판 처리공장 결사반대”, “제천시민은 봉인가” 등의 문구가 적힌 반대 현수막들이 제천시의 행정조치 대상이 됐다. 제천시는 5월 16일부터 주민단체 측에 불법 광고물에 해당한다며 자진 철거를 요청했고, 응하지 않을 경우 직접 철거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는 이 같은 조치가 정상적인 행정행위이며, 선거철을 맞아 충청북도와 행정안전부의 공문에 따라 이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충북도가 지난 14일 각 시군에 하달한 공문은 ‘선거 기간 중 정당 정책 홍보물’에 대한 철거 요청이었으며, 특정 후보나 정당의 선거 홍보물 남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제천시가 행정지침을 자의적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생존권 호소를 정치 선전물 취급”… 주민들 강한 반발
장평리 주민들은 해당 재활용시설이 인근 환경과 생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반대 의사를 적극 표출해왔다. 현수막은 단순한 상업 홍보물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권과 지역 안전을 위한 목소리라는 것이다.
주민 한 관계자는 “시가 상급기관의 지시를 빌미로 우리의 외침을 탄압하려 한다”며 “현수막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절박한 현실을 알리는 수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방의원까지 합류… 집회 장기화 조짐
사태가 격화되자 김꽃임 충북도의원(제천1)도 집회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연대 의사를 밝히며 힘을 실었다. 현재 주민들은 4개 조를 구성해 제천시청, 봉양역 등에서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시설 철회 시까지 항의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 쟁점은 ‘표현의 자유 vs 행정 권한’
이번 논란은 단순한 시설 건립 반대 갈등을 넘어, 행정기관이 시민의 표현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갈등을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현수막은 불법일 수 있으나, 그 내용이 정치가 아닌 주민의 삶과 직결된 외침일 경우 철거가 정당한 행정행위인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