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손에서 손으로 전한 3.65kg의 기적… 제천 교동 녹인 ‘검은 보석’
ㅣ충북연탄은행 후원 1,000장 배달… “두 단체 협력해 지역 어르신들의 365일 지킬 것”

영하의 추위와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던 1월 13일 오후, 제천시 교동의 비좁은 골목길에 초록색 조끼와 우의를 입은 봉사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고요하던 골목은 이들이 만들어낸 긴 ‘인간 띠’로 채워졌고, 손에서 손으로 옮겨지는 연탄은 겨울 한복판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체감온도를 한층 더 떨어뜨리는 날씨였지만, 봉사자들의 손에 들린 검은 연탄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연탄을 건네는 손길마다 온기가 실렸고, 골목은 어느새 사람의 체온으로 데워졌다.
한국부인회 제천시지회(지회장 이철순)와 (사)한국연예예술인총협회 제천지부(지부장 강창기)는 이날 충북연탄은행의 후원으로 마련된 연탄 1,000장을 관내 취약계층 5가구에 직접 전달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 웃음이 오간 현장… 손발 맞춘 봉사자들
봉사 현장에는 이철순 지회장과 강창기 지부장을 비롯해 두 단체 회원 20여 명이 참여했다. 연탄 창고에서 주택까지 이어진 약 20미터의 거리에는 봉사자들이 일렬로 늘어서며 자연스럽게 작업 동선을 만들었다.
“조심하세요”,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붙여주세요”라는 구령이 이어졌고, 앞줄에서 “빨리빨리”를 외치면 뒷줄에서는 “천천히”라는 농담 섞인 응답이 돌아왔다. 힘겨운 작업 속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현장은 시종일관 활기가 넘쳤다.
연탄을 전달받은 한 주민은 “추운 날씨에 직접 찾아와 연탄을 채워주니 마음까지 든든해진다”며 “올겨울은 걱정을 덜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3.65kg의 연탄, 36.5도의 체온이 되다
이날 현장을 함께한 충북연탄은행 황흉용 대표는 연탄 한 장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봉사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그는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65kg이지만, 사람의 손을 거치며 36.5도의 체온으로 바뀐다”며 “이는 어르신들이 1년 365일을 버텨낼 수 있게 하는 생존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어 “연탄에 뚫린 22개의 구멍은 공기 순환을 돕기 위한 것으로, 오랜 시간 안정적인 열을 유지하게 한다”며 “여러분이 옮기는 것은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지켜주는 따뜻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 두 단체의 연대
이번 봉사는 여성단체와 예술인단체가 힘을 모아 진행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현장에서 두 단체장은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며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이철순 지회장은 “오늘 전달한 연탄이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겨울을 견디게 하는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며 “함께 봉사하며 나눔의 기쁨이 더욱 커졌다. 앞으로도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세심하게 살피며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강창기 지부장 역시 “여성 회원들의 세심함과 예술인 회원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두 단체가 손을 맞잡고 지역을 위한 나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부인회 제천시지회는 1968년 설립된 여성단체로, 소비자 보호 활동을 중심으로 여권 신장과 장학사업을 추진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꾸준히 기여해 오고 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