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빛으로 물든 제천 의림지에 따뜻한 화합의 바람이 불었다.
고려인과 제천시민이 함께한 ‘고려인과 함께하는 문화교류 축제–다시 만난 고향, 하나되는 날’이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의림지 일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축제는 고려인 동포의 뿌리를 기억하고, 문화와 예술, 음식으로 소통하는 ‘이해와 화합의 축제’로 기획됐다. 재외동포청이 주최하고 제천문화재단이 주관했으며, 충청북도와 제천시가 후원했다.
‘화합공간–기억공간–만남공간’이라는 세 가지 테마 아래, 시민과 고려인 동포가 함께 참여하는 다채로운 교류의 장이 펼쳐졌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고려인 청년 댄스팀 ‘Big Fingers’가 선보인 창작무용극 고려인의 역사였다. 고려인의 이주와 정착의 여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무대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어진 ‘우정과 화합의 무대’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현장에는 고려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 전시관과, 제천시의 고려인 이주정착지원사업을 조명한 ‘기억공간’이 마련돼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축제의 또 다른 즐거움은 단연 ‘의림지 글로벌 맛잔치’였다. 한국의 전통 음식과 세계 각국의 요리가 한데 어우러진 이 만남의 장에는 제천의 지역 음식점, 외국인 주민, 고려인 동포들이 함께 참여했다.
샤슬릭(양꼬치, 닭꼬치), 샤우르마 케밥 등 고려인 전통 요리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맛의 경험을 선사했고, 제천의 대표 먹거리인 빨간오뎅과 떡볶이 등 익숙한 향토 음식은 방문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또한 특별행사로 마련된 ‘사랑 나눔 김장 행사’에서는 고려인과 제천시민이 힘을 모아 김장김치 400포기를 담가 제천시 노인회관에 전달했다. 음식으로 이어진 이 따뜻한 나눔은 공동체의 정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이번 행사는 고려인 동포와 시민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하는 미래를 그린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는 우리 민족의 또 다른 뿌리이자 자랑스러운 자산으로, 제천시가 그 기억을 품고 지속 가능한 교류의 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가을의 끝자락, 의림지에서 피어난 이틀간의 만남은 축제를 이상의 ‘같은 뿌리, 다른 길’로 살아온 이들이 다시 연결되는 따뜻한 귀향의 순간이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