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의당학파의 도학과 항일정신, 시대를 넘어 되살아나다

한말의 대표적 유학자이자 선비정신의 상징인 의당 박세화(毅堂 朴世和, 1834~1910) 선생의 사상과 학문을 집대성한 학술총서 『의당 박세화의 학문세계』 제5집이 발간됐다.
병산영당(도유사 류지묵)은 지난 12회에 걸친 학술대회를 통해 축적한 연구 성과를 집약해 이번 총서를 펴냈으며, 의당학파의 도학과 항일정신, 문학적 유산, 위정척사 사상가들의 교류 등 다층적인 연구를 담아냈다.
“백세가 지나도 통하는 것은 마음”
의당 박세화 선생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 춘추대의(春秋大義)의 정신으로 의병을 일으킨 인물이다.
제자들과 함께 8개월 동안 일본군사령부에 연행되어 혹독한 고초를 겪었고, 1910년 경술국치 소식을 들은 뒤에는 “글 읽은 선비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23일간의 절식 끝에 순도·순국했다.
제자가 “스승님께서 돌아가시면 저희들은 어디에 의지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그는 “백세가 지나도 통하는 것은 마음이요, 백리가 떨어져도 응하는 것은 기운이니, 내가 죽더라도 마음과 기운은 반드시 여기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 일화는 오늘날까지 ‘마지막 선비’의 정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전해진다.
한말 유학의 학문적 복원, 제5집의 의미
『의당 박세화의 학문세계』 제5집은 한말 도학 전통을 계승한 의당학파의 사상 체계를 복원하고, 그 속에 깃든 항일정신과 인문학적 깊이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총서는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 ‘의당학파의 도학과 항일사상’에는 성균관대 정도원 교수의 「의당 박세화의 천리시에 담긴 도학 체계」, 원광대 박민영 교수의 「의당 박세화의 항일사상과 의병투쟁」이 수록됐다.
2부 ‘의당학파의 문학적 유산’에서는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의 「제천·충주의 구곡과 양재성의 봉남구곡」, 최식 경성대 교수의 「회당 윤응선 한시의 일단」이 포함됐다.
3부 ‘한말 위정척사 사상가들의 일면’에는 박민영 전 독립기념관 연구원의 「일제 탈취 류중교가 소장 의병자료의 환수」, 최영성 한국전통문화대 교수의 「간재 전우의 성리학과 출처관」, 정경훈 원광대 교수의 「위정척사 계열 학파들의 소통과 교류」 등 총 11편의 논문이 실렸다.
부록에는 「의당 박세화 문인 보재 이상설 자료」, 「박세화 절명시」, 「12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온 박의당 유묵」, 「의당행장 역문」, 『의당선생수필첩』 등 귀중한 사료가 함께 수록되어 역사적·문헌적 가치를 한층 높였다.
“선비정신의 현대적 계승”
병산영당 류지묵 도유사는 “이번 총서 발간은 의당학파의 철학적 체계와 항일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뜻깊은 계기”라며 “전국 대학 도서관과 연구기관에 배포해 후학들의 연구 길잡이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당학파가 남긴 정신은 단순한 학문을 넘어, 시대의 부조리에 맞서 인간의 도리를 지키려 한 지성의 기록”이라며 “그 정신을 오늘의 학문과 사회에도 잇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의당 박세화의 학문세계』 제5집 발간은 한말의 위정척사 전통을 계승한 유학의 마지막 불꽃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선비정신이 지닌 도덕적 가치와 시대정신을 오늘의 학문으로 되살린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