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경북 청도군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사고 현장 인근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아 수사 당국의 원인 규명이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단양, 국민의힘)이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철로 인근 CCTV 설치 수준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철도사고 254건 가운데, 사고 당시 주변에 CCTV가 설치돼 있던 경우는 82건(32%)에 그쳤다.
전국 철도 노선 총연장 4,285.9㎞ 중 역사와 차량기지를 제외한 선로변에 설치된 CCTV는 2,904대로 전체 32,194대의 9% 수준이다. 이는 1㎞당 약 0.6대꼴로, 사실상 킬로미터당 1대에도 못 미친다. CCTV 한 대의 촬영 범위가 최대 반경 300m라는 점을 고려하면, 철로 곳곳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설치 현황을 보면 ▲선로전환기 지점 1,312대 ▲취약개소지점(교량·터널 입출구, 사람 진입이 쉬운 지점, 낙석 우려 지점 등) 758대 ▲절연구분장치 지점 478대 ▲건널목 232대 ▲건넘선 124대 등, 대부분 특정 시설 주변에 집중돼 있다. 「철도안전법」상 영상기록장치 설치 의무가 이들 주요 지점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반 운행 선로에는 별도 기준이 없어 사실상 설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도 사고 지점 역시 선로 인근에 CCTV가 전혀 없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엄태영 의원은 “선로 현장에서는 안전 점검과 유지·보수 작업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작업자의 안전 확보와 사고 예방을 위한 CCTV 설치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치 기준과 지침 개정, 예산 확대를 통해 선로 주변 CCTV를 신속히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