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가 지난 24일까지 대학생 주소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대학생 주소이전은 세명대, 대원대 학생들이 제천시에 전입하고 일정기간 주소를 유지하면 10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300여명 증가한 1,600명이 전입신고를 완료하고 제천시민이 됐다. 시의 계산에 따르면 인구 1,600명은 3인가구 아파트 500세대 정도다.
반면 일각에서는 9개월이 지나면 떠날 사람들에게 괜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날선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대학생들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 주변 상가 외에는 극히 미미하며, 특히 산업에는 영향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제천시는 이런 여론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까닭은 이렇다.
현재 시 재정자립도는 작년 통계기준 16%로, 80%넘는 재원을 국가보조 등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통교부세는 매년 6월경 인구수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다수의 지자체는 6월 전까지 인구 1명이라도 떠나는 것이 아쉽다.
설상가상 시 인구구조는 65세이상 노인이 24.7%를 차지해 자연감소분(사망 등)이 크다. 전입자가 이를 상쇄하지 않는다면 인구 유지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고보조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는 단기적으로라도 3월에 전입자 1천명을 확보해 이들을 12월까지 유지시켜 차라리 국고보조금을 더 확보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다.
시 관계자는 “시비만으로 지자체 운영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인구를 최대한 유지해 6월 교부세 산정 시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양한 시책들을 추진하고, 그 결과가 또 다른 결과를 낳는 등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학측 관계자도 날선 반응이 아쉽다는 속내다. 대학은 국민 인구 감소에 따라 학력인구가 감소하며 대학이 존립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명대, 대원대는 기존에 비해 15% 신입생이 줄며 학생정원이 줄어든 실정이다.
지난 2월 21일 세명대학교 대학원 도시경영학과 입학식에서 권동현 세명대 총장은“더 이상 대학은 단순히 지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상생하는‘지역대학’으로 지자체와 같이 보조를 맞춰 함께 생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상생 연장선으로 시와 대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컨소시엄(consortium․공동 참여 방식)을 구성해 공모사업, 보조사업에 뛰어들기도 하고, 정책연구부터 사업성 분석까지 공동수행하며 지역사회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보고서에서는“발전하는 도시들에는 높은 수준의 지식과 인적자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대학 캠퍼스가 생기고 비교적 교육 수준이 높은 대학생들이 지역으로 유입되면 지역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대학의 학생 수와 교직원의 숫자가 충분히 크다면 지역 내 비교역부문 고용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힌다.
시가 파악하고 있는 세명대, 대원대 학생 및 교직원 수는 총 10,560명 규모다. 정책보고서에서 강조하듯 인구 13만 제천에서 1만여명이 먹고 생활하는 단순 소비만 생각해도 도시–대학간 상생 노력은 필수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역과 대학은 인구추세에 따라 함께 생존법을 함께 모색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결국 지역대학은 그 자체가 소중한 지역 자원이기 때문이다”며 “앞으로도 시와 대학은 함께해야 서로 생존한다는 상생마인드로 적극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