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유관순 복장 입은 어린이합창단의 결기 어린 목소리, 시내 일원 가득 메워
ㅣ이범우 선생의 구국 정신 계승하고 지역 공동체 의식 다진 소중한 이정표

1919년 4월 17일 제천 장터를 가득 메웠던 대한독립만세의 뜨거운 함성이 107년이 흐른 2026년의 제천 하늘에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울려 퍼졌다.
4.17 제천독립만세운동을 기리는 재현행사가 17일 제천시민회관 광장에서 성대하게 열리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구국 정신을 미래세대와 함께 되새기는 뜻깊은 장이 펼쳐졌다.
이번 행사는 제천문화원 주관으로 지역 내 4대 종교 지도자와 최승환 부시장, 박영기 시의장, 손애진 충북북부보훈지청장을 비롯한 유관기관장,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특히 선거 시즌의 여파로 대규모 거리 행진을 피하고 올해는 아후봉이 자리한 중앙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시가지 퍼레이드로 107년 전 그날의 결기를 시민들에게 생생하게 알렸다.
■독립운동의 상징, 4월 17일과 이범우 선생을 재조명하다

제천문화원은 이번 행사에서 제천의 독립만세운동일은 3월 1일이 아니라 4월 17일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동시에, 제천의 대표적 항일 투사 이범우 선생을 재조명하는 데 주력했다.
이범우 선생은 1895년 을미의병 당시 유인석 의병장의 휘하에서 활약했으며, 1919년 고종의 국장에 제천 대표로 참석해 독립선언서를 남몰래 품고 돌아와 제천의 만세운동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그 결과 제천에서는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에 걸쳐 1천여 명의 시민이 태극기를 흔들며 일제에 항거했다. 이는 충북 지역 만세운동의 대미를 장식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행사 하루 전인 16일에는 윤종섭 문화원장과 이사진이 선생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며 그 숭고한 뜻을 기리기도 했다.
■장엄한 퍼레이드와 예술로 되살아난 그날의 함성

선두의 동명초등학교 취타대의 웅장한 연주가 울려 퍼지며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그 뒤로 민족대표 33인의 복장을 갖춰 입은 제천시자원봉사대학총동문회, 한국자유총연맹 제천시지회, 해오름예술단, 두학농악보존회 등이 뒤를 따랐다. 참여자들은 중앙공원을 순회하며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외쳤다.
길을 가던 시민들도 가던 걸음을 멈추고 박수로 호응하거나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기록하며 107년 전 제천 장터의 뜨거운 연대감을 재현했다. 행진 직후에는 제천전통예술단이 대북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비장함과 감동을 선사한 유관순 복장의 어린이합창단

이날 유관순 열사를 연상케 하는 복장으로 무대에 오른 제천어린이합창단은 행사 시작과 끝을 장식하며 깊은 울림을 주었다. 합창단은 애국가 제창과 3.1절 노래로 선열들의 정신을 기린 데 이어, 후반부에서 뮤지컬 ‘영웅’의 삽입곡으로 널리 알려진 ‘단지동맹’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손가락을 자르며 붉은 피로 결의를 다졌던 독립운동가들의 비장하면서도 숭고한 정신이 어린 학생들의 결기 어린 목소리와 역동적인 안무로 재탄생했다. 이어 제천어린이합창단은 참가자 전원과 함께 ‘제천의병송’을 부르며 독도 플래시몹을 진행해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독립선언서 낭독과 만세삼창으로 잇는 결속






이날 행사에서는 최승환 부시장, 이범모 제천교육장, 4대 종교지도자대표 지행스님, 류관순만세단 대표 제천여고 최서연 학생, 김영환 제천시보훈단체협의회장 등 5명이 시민대표로 나서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조선은 독립한 나라이며, 우리는 그 주인이다”라는 선언은 107년 전의 목소리를 오늘에 되살리는 듯한 감동을 안겼다.
이어 지역 종교계와 류관순만세단, 시·도의원, 시민 단체들은 차례로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아울러 애국정신 함양과 보훈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박종철 제천시자원봉사센터장과 심상천 한국자유총연맹 제천시지회장이 국가보훈부 충북북부보훈지청장 표창을 받았다.
■선열의 희생을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윤종섭 문화원장은 “1919년 4월 17일 제천 장터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은 이범우 선생이 주도한 제천의 가장 치열했던 역사적 순간”이라며 “제천은 1907년 의병 항쟁으로 시내가 불바다가 되는 고난을 겪으면서도 다시 일어나 충북 만세운동의 마지막을 장식한 의로운 고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16명의 사망자와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던 희생의 역사를 기억하며, 선열들의 공공을 향한 마음을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승환 부시장은 “107년 전 제천에서 울려 퍼진 독립을 위한 갈망은 오늘날 자유와 평화의 뿌리가 되었다”며 “시민들과 함께 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박영기 시의장은 “선열들의 숭고한 외침을 후대에 전하는 의미 있는 자리에 함께해 기쁘며, 시의회도 보훈 정신 계승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애진 충북북부보훈지청장은 “제천의 4월은 특별하며, 일제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았던 시민들의 기개는 우리의 자부심”이라며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예우하는 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10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제천 시민들이 하나 된 이번 4.17 만세운동 재현행사는 과거의 역사를 회고하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향한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소중한 이정표로 남았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