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말 대유학자이자 항일 의병장이었던 의당 박세화(毅堂 朴世和, 1834~1910)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는 학술의 장이 제천에서 열린다.
병산영당이 주최하고 의당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제12회 의당 학술세미나가 오는 18일 오후 2시, 제천시 여성문화센터에서 『한말 유학사상과 항일투쟁』을 주제로 개최된다.
의당 박세화 선생은 월악산 용하동에서 병산영당을 창건하고 20여 년간 수많은 문인들을 길러낸 스승이었다. 그는 1905년 춘추대의 정신으로 의병을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서울 한국주차군사령부에 8개월간 투옥되기도 했다. 특히 1910년 경술국치가 닥치자 “글 읽은 선비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23일간 절식 끝에 순도·순국한 인물로, 봉건적 충(忠)이 아닌 ‘선비로서의 양심’을 지켜낸 정신의 표상으로 평가받는다. 일제 헌병의 단식 중지 종용에도 곰방대로 말장화를 내리치며 호통쳤다는 일화는 지금도 전해 내려온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한말 기호학맥의 대표 학파인 화서학파·의당학파·간재학파를 중심으로, 대립과 경쟁을 넘어 비교와 통합, 상생의 의미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세미나 사회는 임용식 내제연구회장이 맡는다. 이어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의 「의병과 대한민국 국군의 군맥」 △박민영 전 독립기념관 수석연구원의 「화서학파의 형성 과정」 △정경훈 원광대 교수의 「의당학파의 항일저항의 한 면모」 △강보승 충북대 교수의 「의당 박세화 수양론」 △김보성 원광대 교수의 「기문을 통해 본 한말 선비의 공간」 △신요한 충남대 교수의 「오남 김한섭의 척사론 연구」 등 총 6편의 발표가 진행된다. 토론에는 최명환(외국어대), 엄찬호(강원대), 박미현(강원근현대연구원장), 남종현(세명대) 등이 참여해 열띤 논의를 이어간다.
특히 올해 세미나에서는 홍사구 의병의 국내 유일 필적이 130년 만에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홍사구는 1896년 4월 13일 제천 남산전투에서 스승 안승우의 피신 권유를 거절하고 적에 맞서 싸우다 19세의 나이로 장렬히 순국했다. 생애 기록조차 남기지 못한 그가 남긴 이 간찰은 희소성과 역사적 가치가 높아 학계와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