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전통 마을 제천 교동에 따뜻한 색채와 이야기로 가득한 민화 축제가 열린다.
제천 지역의 민화작가 단체 화담마담(대표 지은순)은 오는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안녕(安寧), 나의 수호신’을 주제로 민화 전시와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시대를 초월한 ‘수호’라는 주제로 오늘날의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내면의 힘을 건네는 의미 깊은 문화의 장이다.
민화(民畫)는 오랜 세월을 거쳐 민중의 삶과 염원을 담아온 그림이다. 궁중회화와 달리 화려하거나 정교한 기술보다는 사람들의 마음, 믿음, 희망이 담긴 그림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상징의 언어를 사용한다. 닭, 개, 호랑이, 해태 등 인간과 가까운 동물들이 등장하고, 길상과 수복, 자손 번영, 질병 예방 등의 염원이 그림으로 형상화된다.
화담마담의 이번 주제인 ‘계견사호도(鷄犬獅虎圖)’는 조선시대에 집안을 지키는 수호신의 의미로 널리 쓰였던 민화다. 닭은 새벽을 알리며 악귀를 물리치고, 개는 충직하게 집을 지키며, 사자와 호랑이는 위엄과 용맹으로 재앙을 막는 상징이다. 이러한 전통의 상징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각자의 마음속 ‘수호신’을 되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 바로 이번 행사다.
화담마담 소속 7인의 작가(지은순, 정연호, 권효임, 이원미, 박세미, 김명하, 김지영)는 저마다의 시선으로 계견사호도를 재해석했다. 작품 속 수호신들은 단지 외적 재앙을 막는 존재가 아니라, 현대인의 불안과 외로움, 고단한 일상 속에서 ‘마음의 안녕’을 지켜주는 존재로 새롭게 조명된다. 누군가에겐 가족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꿈이, 혹은 스스로가 자기 삶의 수호신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그림마다 스며든다.
지은순 대표는 “수호신은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라, 늘 우리 곁에 있었던 삶의 동반자 같은 것”이라며 “민화는 단지 옛 그림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삶에 필요한 감정과 기원을 건네는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축제는 민화 감상을 넘어 직접 체험하고 몰입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목판과 비단부채 채색 체험을 통해 수호신을 자신만의 색으로 그려볼 수 있으며, 작가가 직접 그려주는 목판 캐리커처는 ‘나의 수호신’을 형상화하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민화 속 등장인물과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꾸며졌고, 야외 옥상에는 달 모형과 조명이 설치되어 고즈넉한 교동민화마을의 야경과 함께 감성적인 추억을 선사한다.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작가들이 직접 제작한 굿즈도 판매되어, 민화를 일상 속으로 더욱 가까이 가져갈 수 있다.
축제 첫날인 5월 30일 오후 6시부터는 기타리스트 지호남이 함께하는 ‘수호 콘서트’가 열린다. 민화와 기타 선율이 어우러지는 이 특별한 시간은 교동커피에서 진행되며, 예술의 감성과 지역 공동체의 정서를 하나로 잇는 소중한 순간이 될 것이다. 콘서트를 비롯한 야간 프로그램은 오후 9시까지 진행되어, 민화 축제의 매력을 심야에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화담마담은 2024년 1월 정식 단체로 등록된 이후,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작년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만 알겠지’라는 주제의 첫 민화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올해는 보다 깊은 주제와 확장된 프로그램으로 다시 대중과 만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