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의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제천 경유 문제를 두고 제천시의회에서 시의 ‘초기 대응’ 적절성을 둘러싼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김수완 시의원은 34건의 내부 보고가 있었음에도 시가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늑장 대응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창규 제천시장은 “한전이 절차를 어긴 ‘반칙’을 했다”고 반박하며 “원점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제천 통과 확실” 6월 보고에도… 시장 “7월에야 인지”
3일 열린 제천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김수완 의원은 송전선로 문제의 핵심을 ‘시의 초기 대응 실패’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시가 2024년 6월 10일 작성한 내부 업무보고를 근거로 제시하며, “이미 당시 보고서에 ‘원주 치악산 국립공원 등으로 인해 제천 북부 지역을 경과할 가능성이 많아 대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명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제천 통과가 사실상 확실시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시장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물으며, “시민 공론화나 언론 대응, 정무적 노력 없이 내부 회의만 거듭한 것은 명백한 리더십의 부재”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창규 시장은 “해당 노선 가능성을 처음 인지한 것은 7월 17일경”이라고 답하며 “그조차 ‘먼 가능성’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6월의 심각한 보고 내용과 시장이 밝힌 인지 시점 간에 한 달 이상의 공백이 드러나면서 ‘늑장 대응’ 논란이 증폭됐다.
■시장 “한전의 결정적 흠결” vs 의원 “시장의 역할”
김 시장은 시의 대응이 늦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오히려 문제의 원인을 한전의 ‘절차상 하자’로 돌렸다. 김 시장은 “한전이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공식적인 ‘의결 절차’ 없이 경과 대역을 사실상 확정했다”며 “이는 ‘반칙’이자 ‘결정적인 흠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률가로서 볼 때 이는 절차상 하자가 명백하다”며 “한전에 원점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민들을 동원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김 의원의 비판을 ‘정략적’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진 보충질문에서 이재신 의원은 “시장의 역할은 시민과 똑같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장의 태도를 꼬집었다. 이 의원은 “담임 선생님(시장)이라면 학생들(시민)과 운동장에서 같이 시위할 것이 아니라, 교장(중앙정부·한전)을 만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비유로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TF 구성, 대안 노선 제시”… 5대 해법 제안
이날 김수완 의원은 단순 비판을 넘어 송전선로 문제 해결을 위한 5가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시장 직속 전담 TF팀 구성 (행정, 기획, 법률 전문 인력 포함) ▲’누적 피해 지역’ 공식 선언 (1980년대 450여 개 송전탑 피해 강조) ▲평창-신림-판부-부론 등 합리적 대안 노선 공식 제안 및 관철 ▲전력·환경·토목 전문가 자문단 구성 (과학적, 논리적 대응) ▲시장의 책임 있는 결단과 시민 소통 등이다.
김창규 시장은 5가지 제안에 대해 “타당한 의견”이라며 “TF팀 구성을 포함해 제안 내용을 적극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한전은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지난 10월 29일 예정됐던 입지선정위원회를 연기한 상태다. 제천시의회의 이번 시정질문을 계기로 시의 대응이 ‘소송전’을 포함한 강경 모드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