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제천시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 빛난 유기적 선제 방역시스템

지난 23일 오후 8시 이상천 시장의 긴급 브리핑이 열리고 서울 A 유소년 축구팀에서 13명의 집단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지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이번 집단 감염이 지역사회 2차 감염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행히도 24일 오전 추가 확진자가 1명만 나오고 유소년축구팀 감염자가 14명에 멈춰서 지역사회로 확산은 발생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지역 사회 추가 확산을 막고 큰 고비를 넘긴 제천시 방역당국의 신속한 위기 대응 시스템과 공직자들의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

◇문진표 부터 “꼼꼼” → 의심점 선제 대응

문진표 작성 단계부터 지난해와는 사뭇 달랐다. 지난 23일에도 문진표 작성 담당 공무원(00진료소장)은 문진과정에서 서울 A 유소년 축구팀 팀원이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에서 양성이 나와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답변에 직감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 바로 코로나19 대응 상황실로 전달하여 감염병대응팀이 선제 대응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유기적 선제 방역시스템 작동되는 순간이다.

▲검사 운영요원이 제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제천시의 문진은 다른 지역보다 꼼꼼하게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혹시나 있을 집단 감염에 대비해 건강상태, 인적사항뿐만 아니라 회사명과 다중이용시설 이용 이력까지 상세히 작성하도록 하여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관이 동선파악을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주목할 부분은 선별진료소에서 꼼꼼히 작성한 문진표는 수시로 코로나19 대응 상황실로 전달되어 유증상자와 집단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검사자를 검사와 동시에 촘촘하게 걸러내고 검사결과 확인까지 예의 주시하는 등 선제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선제 대응으로 2차 확산을 억제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반증의 대목이다. 

◇위험 감지… 하루 2~3회 진단검사 의뢰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이 감지되면 타 시·군과는 달리 위험군에 대한 빠른 검체와 진단검사 의뢰로 추가 확산 방지에 주력한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유소년 축구팀도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한 집중 코로나19 검사를 해 청주 검사기관으로 검체를 직접 전달하고 빠른 검사 결과를 의뢰한다. 이런 경우가 빈번하다. 검사기관조차 잦은 의뢰에 놀라는 입장이다. 물론 방역담당자들의 업무량이 늘어나는 힘든 과정이지만 선제 대응만이 확산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인식하고 시민 안전을 위해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검사시간 연장 “빨리빨리, 최대한 많이, 더위와 사투”

제천시는 선별진료소를 기존 평일 10시~16시, 토요일 10시~13시, 일요일 10시~12시까지 운영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긴급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연장 운영해 접촉자 및 접촉 의심자, 모든 유무증상자를 최대한 검사를 해 숨은 보균자를 찾아내려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제천시 보건소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23일에는 검사 인원이 오후 9시까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였다.

▲의로진이 제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를 체취하고 있다.

특히 35도에 가까운 찜통더위와 싸우며 매일 검사에 임하고 있다. 선별진료소에 설치된 부스 내부에는 에어컨이 있지만 외부는 선풍기뿐이다.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장갑, 보호 신발, 마스크, 안면 보호구를 착용하고 검체채취 작업을 벌인다. 1시간은 에어컨이 있는 컨테이너 부스에서 일하지만 나머지 한 시간은 외부에서 폭염과 맞서며 검체 활동을 한다. 얼음팩을 앞뒤로 넣은 조끼를 입었지만 이내 녹아 속수무책이다. 숨이 턱턱 막히고 이마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져 방호복 안은 땀범벅이 된다. 2시간 검체 활동을 끝내면 녹초가 된다. 코로나 방역 최일선에서 매일 땀을 달고 산다.

◇확진자 발생 ‘유기적 조직 시스템 가동’

확진자가 발생하면 감염병 대응팀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팔을 걷어붙인다.

제천시는 올해 1월에 전문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대응팀을 보건소에 신설해 코로나19 발생 방지뿐만 아니라 확진자 발생 시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조직체계를 구축해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했다. 또한 팀 간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손발을 맞추었다.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30명의 역학 조사반이 비상대기하고 있으며, 23일에도 확진자 1명당 2인 1조로 구성된 13개 팀의 역학조사원이 투입됐다.

그들은 문진표를 다시 한번 검토하여 특이사항을 체크하고 검사자에게 전화를 걸어 의문점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초등조사에 이어 심층조사로 밀접접촉자와 동선을 파악해 신속한 조치를 세웠다.

확진자의 이동 동선 파악에도 확진일 3~4일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촘촘히 살피며 혹시나 의심스러운 지점을 반복해 조사했다.

23일에도 A 팀이 이용하였던 숙소와 식당의 숙박업소 관계자 5명, 식당 관계자 4명 등 44명을 찾아내 당일 검사기관에 보내 결과를 알아내 발 빠르게 대응했다. 물론 결과가 나오기까지 확진자 발생에 대비한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여기에 보건소 인력 68명 이외에도 코로나19 발생 시점에 방역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도록 시 차원에서 방역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방역 시스템에 빈틈없도록 지원했다.

특히 확진자가 발생하면 감염병대응팀은 준비하고 대처하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낸다. 하루 2~3시간씩 쪽잠을 청하며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며 강행군을 이어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빠른 결과 보고 및 검사 독려

위기 상황에 맞추어 시민들에게 긴급 검체 결과에 대해서도 밤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브리핑을 통해 지역 사회 코로나19 현황을 신속히 알렸다.

▲이상천 시장이 24일 코로나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사우나발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을 시기에도 오전 브리핑과 오후 브리핑에 이어 시민들에게 확진자 관련 정보를 오후 10시 30분에 알리는 등 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를 통해 확진자의 직간접 접촉자에게도 보건소 선별진료소 검사를 간곡히 요청해 한 사람이라도 더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지난해 11월 코로나19 발생 때와는 사뭇 다른 체계적인 대응으로 큰 고비를 넘기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종사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매일 사명감으로 임무에 충실하는 그들이 있어 참 다행이다.

이상천 시장은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이 비수도권까지 확산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여름 휴가까지 겹쳐 지역 감염의 여지는 항상 존재한다”며 “타지역 방문 및 타지역 거주자와의 접촉 후 의심증상이 발생하거나 감염 우려 시 최대한 빨리 코로나 검사를 받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선제적 방역으로 더 이상의 지역 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코로나 방역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정부는 휴가지 중심으로 이동량이 많아지며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35%를 넘어서는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양상이 뚜렷함에 따라 현재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인 비수도권 대부분 지역은 내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거리두기 3단계 기준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