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김동원 작가의 상글방글 ‘제천 사투리학 개론’

‘청풍명월 사투리 만세’의 저자 김동원 작가가 지난 25일 힐링투데이 제천문화주간 ‘문인의 날’을 맞아 상글방글 제천 사투리란 주제로 시민들과 이야기꽃을 피었다.

그는 “제천 사투리는 단양, 영월, 평창, 정선까지 한 범주”라며 “만약 세종시로 수도가 이전되면 충청도 말이 표준어가 될 수 있다”고 사투리의 중요성을 말하며 20년 넘는 사투리 수집사를 털어놨다.

 

◇제천 사투리 ‘투박하다’

김동원 저자는 “제천 사투리는 투박하고 뚝뚝 부러지는 소리다. 특히 철도 요충지이고 충청도, 경상도, 강원도 접경 지역에 위치해 많은 유동인구로 고유의 사투리가 정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슬기를 ‘올갱이’로 시골로 들어가면 ‘올배이’라 쓰는 것처럼 지역별로 다르게 부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충청도 사투리 사전을 만들려면 제천권역, 청주권역, 남부권역 등 충북 전체를 아울러야 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천 사투리 절박한 마음으로 연구 시작

김 저자는 “‘하마 왔나’, ‘짜안지 주세요’, ‘뎅기 오세요’ 등 이런 말을 쓰며 자랐고 시를 쓸 때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사용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쓴 시를 읽더니 ‘형 이게 뭔 말이야’라는 이해하지 못하는 동생을 보며 7살 차이 나는 동생도 모르는 데 내가 죽고 나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사투리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천 사투리 수집에 올인

그는 1975년부터 2017년까지 22년 동안 제천 사투리를 수집했다.

특히 1995년 시 등단 시를 쓰기 시작하며 사투리 혼용시의 뜻을 이해 못 하는 동생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사투리 시집을 내려고 사투리를 수집에 박차를 가했다.

이어 “2014년 사투리를 혼용한 시선집 ‘느티나무 사랑앓이’를 만들고 나니 아쉽고 더 갈증이 나 체계적으로 사투리 모음집을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김도원 저자의 제천 사투리에 대한 사랑앓이는 계속됐다.

그는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밥을 먹다가도 생각나면 바로 정리해야 했다. 너무 몰두해 차를 들이박는 사고를 낸 적도 있다”며 “이렇듯 사투리 발굴은 미쳐야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제천 사투리 사전 ‘청풍명월 사투리 만세’ 발간

책을 만드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김동원 저자는 “사투리를 체계적으로 발굴해야 했고, 예문을 다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여기에 자금 확보에 어려움뿐만 아니라 협조할 만한 사람이 없어 더 힘들었다. 또한 우여곡절 끝에 시예산을 받았지만, 3개월 만에 원고를 탈고해야 하는 시간적 압박으로 쳬력까지 바닥났었다”고 힘든 여정을 토로했다.

그는 드디어 발굴한 4천5백 개의 사투리 중 1천4십7개를 언어의 쓰임새를 알리기 위해 예문 위주로 엮어 제천 사투리 사전 ‘청풍명월 사투리 만세’를 2018년 발간한다.

 

◇제천 사투리 관심 호소

김도원 저자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제천사투리가 강원도 사투리로 등록되어 있다”며 “연구하는 사람이 없어 그렇다”고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나로도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 ‘조선일보 말모이 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에 매일 3개씩 제천 사투리를 등록하고 있다”고 제천사투리 사랑에 대한 열정을 과시했다.

김 저자는 “타 지자체 방언 연구에 예산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며 “제천도 그렇게 될 것이며 옛것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희망 섞인 말을 내비쳤다.

 

◇제천 사투리 관련 다양한 사업 계획

김 작가는 “제천사투리 사전 ‘청풍명월 사투리 만세’에 보 포함되지 못한 나머지 3천4백개 단어에 예문을 달아 증보판을 만들려고 준비중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투리보존회 중심으로 각 종 사업 전개, 세미나, 사투리 경연대회, 좌담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꺼벙하다’, ‘촌놈 같다’, ‘가방끈이 짧다’ 등의 이유로 제천사투리 보존회원 가입을 꺼리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사투리에는 그 지방의 풍습과 역사가 담겨 있으니 제천사투리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제천예찬 / 김동원

얼렁 와요
빡빡한 시상 맨날 웃을 일만 바라믄 도적되지유, 머
살더보면 버거운 짐 얼낌덜낌 허드래두
하루쯤 잊어뻐리자구유,
노자 크게 소용 읎어유
밤엔 팔만 쭉 뻗어도 갈씬갈씬한 달
금방 쪄낸 백설기 시루째 엎어 논 모냥
사람 살기 좋다고 소문이 차르르 허지유
고아래 의림지, 말두 말아유
마한의 눈 큰 장정덜이 심군 소낭구가 시방꺼정
아름아름 벌구유
추상 같은 기백하며 나라 우해 기꺼이 목숨 내던진
의병의 현손들
칙칙폭폭 애 낳고 알콩달콩 둥지 맹글어 살지유
그 우에는유
어깨 떠억 벌어진 세명대학 오골짝 바글짝
신바람 났구유
덩달아 웬 밤 보채는 풀벌거지 가심에는 소리
꽁짜유,
눈 찔껑 감고 암팡지게 놀어 봐유
오롱조롱 매달려 영근 별
작대기루 탁탁 털면 오소소 쌓이는
그리움 한마당,
하마 가려우
달짝지근한 바램은 우턱허구유
바램은 듬이여
가시는 질 동동동이 담거 가시구려.

 

대은(旲垠) 김동원 저자는 충북 제천 출생으로 1995년 월간 문학공간 시 등단했고, 한국문인협회 이사, 불교문학 충청지부장, 한국문인협회제천지부회장과
제천문인협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시집 <오지 항아리>, <추억의 강>,<빈자의노래>,<내 안에 피고 지는 풀꽃의 노래>, <느티낭구 사랑 앓이>, 제천사투리 사전 <청풍명월 사투리 만세>가 있으며, 충북문학상, 충청도 사투리 대회 대상 외 5회 수상했다.

이날 작가와의 토크 이외에도 시를 통해 일상을 돌아보는 감성 충만한 시낭송과 내 마음을 1년 후에 전달하는 느린 엽서 쓰기, 의림지역사박물관 잔디밭 시화전 등 문인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