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정상급 청소년 교향악단으로 성장한 제천청소년 오케스트라(단장 이윤진, 지휘 김상현)의 17회 정기연주회가 18일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연주회는 슈베르트의 음악을 통해 힘이 되고 선물이 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아울러 청소년오케스트라의 한 뼘 성장한 모습을 오롯이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특히 오케스트라 선율에 눈과 귀를 호강하며 겨울의 쌀쌀한 날씨를 녹이는 음악회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단원들도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며 열과 성을 다해 연주했다. 더욱이 이윤진 단장을 비롯한 학부모회의 전폭적인 지원, 김상현 지휘자의 온화한 리더쉽, 파트별 강사들의 아낌없는 지도, 단원들의 배우려는 열정과 연습, 새로운 프로그램의 과감한 도전, 국내외의 큰 무대 경험 등이 합쳐져 매번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평이다.
콘서트 가이드로 나선 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악장을 맡았던 윤인선 전 단원의 풍부한 음악적 해설로 연주회가 시작됐다.
첫 곡으로 과거 대한민국 청소년 교향악 축전’에 참가해 호평받았던 로맨틱하고 서정성이 최고인 프란츠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서곡’을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로 선사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 또한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경쾌한 현악기에 아름다운 목관악기와 현란한 금관악기가 가세해 웅장하고 조화로운 오케스트라 선율을 관객들에게 선보여 연주회 분위기를 띄웠다.
다음으로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를 통해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두 명의 단원이 협연자로 나섰다.
첼로 엄준수(제천 장락초 6학년) 군이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흐르는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 다장조 1악장 모데라토’를 협연했다.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시작을 기다렸으나 실전에서는 그동안 연습한 결과물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성공적 마무리에 청중들도 아낌없는 박수로 오늘의 도전을 응원했다.
두 번째 협연자로 비올라 장세빈(충주북여중 3학년) 양이 뛰어난 화성과 고전적인 선율을 느낄 수 있는 호프마이스터의 ‘비올라 협주곡 라장조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를 연주했다. 장세빈 양은 바이올린에서 비올라로 악기를 바꾸는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엄청난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 침착한 모습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냈다.
세 번째 협연자로 피아노 이지민(제천여고 1학년) 양이 피아노 선율이 매우 아름다운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1악장 알레그로 몰토 모데라토’를 들려주었다. 수많은 콩쿠르 입상 경력답게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마음속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손가락에 실어 때론 강렬함으로 때론 온화하고 감미로운 소리를 번갈아 가며 그만의 피아노 음색을 품어냈다. 관객들은 피아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집중해 들었으며 이지민 양의 화려하고 현란한 기교와 카리스마 넘치는 열정적인 모습에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끝으로 선율이 가진 서정미뿐만 아니라 발랄한 음악적 특징으로 인해 오늘날 오케스트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5번 내림 나장조’의 전 악장을 소화했다. 관객들은 1악장에서 4악장까지 30분 가까운 긴 음악 여정임에도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몰입했다. 이내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의 한 단계 향상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주를 끝내자 동시에 관객들부터 ‘브라보~’, ‘와~’, ‘최고’라는 함성과 함께 우렁찬 박수 세례가 쏟아졌다.
앙코르송은 K-POP 메들리였다. 무대의 조명이 꺼지고 보면대에 달린 작은 조명만이 반딧불이처럼 빛났다. 앙코르송이 흐르고 무대 스크린에서는 단원들 한명 한명을 소개하는 사진과 한 해 동안 단원들의 활동 모습이 하나씩 지나갔다. 여기에 영월 타악기 앙상블 팀이 가세해 기존의 울림보다 웅장하고 풍성한 소리를 만들었다.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 어둠을 밝히는 불빛, 스크린에 등장하는 단원들 등이 감동 파노라마를 연출하며 음악회는 마무리됐다.
공연을 본 윤성학 씨는 “밖은 추운 날씨였지만 음악회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열기만큼 청소년오케스트라는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연주를 선보여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윤진 단장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전 악장을 연주해야 하는 프로그램으로 아주 힘들었지만 이겨내고 연주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연습에 매진한 단원들에게 미안함과 존경심이 든다. 또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한 뼘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뿌듯했다. 오늘도 음악이라는 마음의 언어로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행복했다”며 “저처럼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 사랑하며 꿈을 키우고 실력도 향상할 수 있도록 힘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청소년오케스트라는 제천 청소년의 음악적 재능을 길러주고 음악의 언어로 나눔과 화합을 배우며,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터전 마련에 기여하고자 2010년 3월에 창단되었다. 매년 정기연주회, 나눔음악회 등을 주최하고 지역의 다양한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청소년교향악축전, 이탈리아 레 코리티 델 아르텔 페스티벌, 스페인 디에시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등에 참여하여 제천을 알리고 국위선양에 이바지하였다. 청소년기에 음악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며, 기량 향상을 통해 지역사회를 이끌 인재 양성에 앞장서며, 지역을 알리고 모두에게 음악을 선물하는 단체로 성장하기 위해 이윤진 단장과 김상현 지휘자, 파트별 지도 강사, 학부모회와 단원들이 매주 일요일에 정규연습과 음악캠프를 통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제천청소년오케스트라는 2024년 신입 단원을 12월 1일부터 다음해 1월 7일까지 모집하며, 2024년 1월 7일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콘트라베이스, 플롯, 클라리넷 등 6개 파트의 정기 오디션을 가질 예정이다. 희망자는 010-6462-8832로 연락하면 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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