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공존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건 어떨까요?”
예전에는 날씨에 따라 “어디를 갈까?”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미세 먼지는?”라는 공기 상태에 따라 외출 방향이 달라진 시대가 되었다. 지구가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다.
인간에게는 자연 속에서 얻는 치유가 다른 그 어떤 것보다 큰 위안을 받는데 이제는 그조차도 힘들다고 한다. 이명애 작가의 ‘플라스틱 섬’ 속 우리 이야기.
시간이 날 때마다 펼쳐 보는 책 중에는 장소를 기준으로 또는 책의 장르를 구분해서 아니면 작가를 정해놓고 읽는 등 책을 접하는 방법은 다양하기도 합니다.
예전엔 글자가 빼곡하게 들어선 책을 많이 보았다면 이제는 그냥 그림만 보고도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책 중에는 기차 밖 풍경처럼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내용도 있고 이건 뭘까 하면서 고민하게 하는 책도 있습니다. 최근 제 마음을 깊이 움직이게 한 책이 하나 있어 소개 할까합니다. 이명애 작가의 ‘플라스틱 섬’입니다.
먹 향이 좋아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다큐멘터리에서 본 플라스틱 섬에 충격을 받고 아이와 환경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림책 속에 동물과 새의 머리와 입과 몸통을 감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무관심하게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뭔지도 모른 채 알록달록한 것들을 먹이라고 생각하고 마냥 신기해하며 물고, 쓰고, 덮어보지만 플라스틱이 많아질수록 새들은 사라져버린다는 것이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2015년 해양학자와 텍사스 A&M대학연구팀이 코스타리카 연안으로 탐사를 떠났다가 탐사도중 만난 거북이의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있던 것을 플라이어를 이용해 간신히 빼내준 영상은 우리가 사용하는 일회용품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고 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한 선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을 들여다보는데 마음이 계속 무거워집니다.
북태평양 해상에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초대형 쓰레기더미는 큰 플라스틱 조각에서 초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하면서 바다 거북이와 해양 조류의 먹이사슬을 파괴하고 바다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한 해 비닐봉지는 1인당 2015년 기준으로 414개, 플라스틱 병 또한 1초마다 2만개가 소비되어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 1위국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다행이 2019년 새해부터 전국의 모든 대형마트와 규모가 큰 슈퍼마켓에서는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우리의 허영보다는 알맹이만 들고 다녀도 당당해지는 용기 있는 소비의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고기나 새들의 목숨을 어쩌면 우리가 뺏은 것 아닌지 스스로 물어보게 됩니다.
도서명 : 플라스틱 섬 글/그림 이명애/상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