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평균 나이 60에 스틱을 잡은 사람들… “무대를 날다”

좋아 하는 운동을 하고 악기 하나 연주 할 수 있는 삶은 그 자체로 활력소이고 행복하다. 어떤 이는 악기 하나를 다루자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한다.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그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도전한다.

제천에도 평균 나이 60의 중장년들이 여가 생활로 드럼 스틱을 잡았다. 순수 음악 모임의 드럼 동호인들이다.

이들의 신명 나는 음악 이야기를 잠시 들여다본다.

◇왕초보에서 밴드 세션으로

“쿵쿵 짝짝 나이야 물러가라’ 일명 ‘쿵나물’이라 부른다. 취미 생활에 나이는 상관없다. 이들은 주부, 회사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은퇴자들이다.

나이도 50대에서 70대까지이며, 회원도 30여 명이다. 시작한지 몇달 안되는 왕초보부터 6년이 넘은 사람까지 있다.

연습 공간인 M-space에서 매주 2~3회 모여 서로 의지하며 드럼 배우기에 열심이었다. 북을 두들기고, 페달을 발로 눌러 박자를 맞추어 가며 드럼의 매력 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심취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며 인생 2막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드럼 왕초보를 탈출한 동호인들은 밴드의 묘미를 느끼고자 모던포크, 골드락밴드, 봄날밴드, 체리블라썸 4개의 밴드에서 폭넓은 음악활동을 펼치며 협주 능력을 키워갔다.

그러나 아직 공식 무대에 서보지 못해 동호인들은 평상시의 취미생활을 통해 연마한 재능을 세상에 첫선을 보이기로 의기투합하고 공연을 기획했다.

◇첫 무대에 오르다

“쿵, 쾅, 쿵쿵!~ 쿵, 쾅, 쿵쿵!”

제천한방엑스포공원 비밀의 숲(자작나무 숲) 특설무대에서 나오는 소리이다.

아마추어 드럼리스트들은 서툴고 어설픈 시작이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이제 결실을 보고 인생 첫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시작을 알리는 스틱 음과 함께 가족, 지인, 시민들 앞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했다.

관객들은 30도에 가까운 무더위를 날리는 흥겨운 드럼 소리에 박수로 화답하며 공연을 즐겼다.

이번 공연을 주관한 체리블라썸과 M-space의 이보영 대표는 “첫 무대에 오른 전용철 씨는 72세로 동호회에 들어온 지 일주일 만에 무대에 오른다”며 “용기가 대단하다”고 응원했다.

2부에서는 인재육성재단 최명훈 상임이사의 통기타와 함께 모던포크, 골드락밴드, 봄날밴드, 체리블라썸 등 4팀의 밴드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추억의 포크송으로 여름 감성을 깨웠으며, 무더위 속에서도 관객들은 귀에 익숙한 7080 노래와 트로트를 따라 부르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공연내내 십시일반 동호회 회원들이 후원한 풍성한 경품 추첨으로 즐거움을 더했다.

이보영 대표는 “가족, 지인, 시민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또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 기쁨이 두 배”라며 “더불어 살아가는 모두가 행복한 음악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첫 공연 발표회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요즈음 1인 1악기라고 할만큼 많은 사람이 음악과 악기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여가 생활로 음악을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악기연주는 감수성을 풍부하게 해주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함은 물론 자신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으며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풀 수 있다”며 “액티브 시니어들이 지금처럼 즐겁게 음악을 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음악으로 상생의 길을 걷다

음악 동호인들은 지역 사회의 음악 문화 확대뿐만 아니라 지역 인재육성에도 시선을 돌렸다.

이날 지역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을 십시일반 모아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일백만원을 쾌척하며 더불어 사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보영 대표는 “딸이 고등학교 입학당시 재단 우수 장학금을 받고 교대에 진학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기에 지역의 인재양성에 힘쓰는 재단에 힘을 보태고자 이런 후원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인재육성재단 최명훈 상임이사는 “동아리 단체가 이렇게 십시일반 모아 준 의미 있는 장학금을 전달받아 훌륭한 인재를 키우는데 더욱더 힘쓰고, 이런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문화의 선순환 구조가 조기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무대를 계기로 제천은 물론 전국적인 축제로 확대하려는 야심찬 꿈을 꾸고 있는 음악 동호인들이 앞으로 어떤 행복한 행보를 보일지 무척 기대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