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제천 발달장애인 조례 관련 시의원 부모연대 간담회

발달 장애인 부모들은 “단 하루라도 자식보다 더 오래 사는 게 소원”이라며 “발달장애는 치료하면 낫는 병이 아니다. 평생을 함께하는 장애”라고 강조하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6월 13일(목) 오후 2시 장애인부모연대 회의실에서 제천시 의회와 장애인 부모연대 관계자들이 간담회 테이블에 마주 앉았고 분위기는 숙연했다.

이날 참석한 배동만, 이영순, 김병권, 김대순, 이정현 시의원은 “늦게 찾아와서 죄송하다. 많이 들으러 왔다. 간담회를 통해서 발달 장애인 부모들의 마음을 담고 싶다. 그리고 지원 근거를 충실하게 만들겠다”고 무거운 마음으로 간담회 문을 열었다.

◇ 발달 장애인들이 취업할 곳이 없다

장애인 부모연대 부회장은 “처음 일에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지만 우리 아이들은 일을 시키면 잘한다. 그런데 세상은 녹록하지 않고 기다려 주지 않으며 마땅히 취업할 곳이 없다”며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요구했다.

장애인 부모연대 전산월 회장도 “기업들은 벌금을 낼지언정 장애인을 채용 안 하려고 한다. 막상 일자리를 구해도 단기간이라 배우다 보면 끝난다”며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장기간 일할 수 있는 일터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사회 운영위원은 “타 지역에서 발달장애인 취업을 위해 이사 오라고 하지만 제천에서의 생계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고 현 상황을 표현했다.

이어 어울림체육관이나 시청 등 공공시설에 커피숍 공간을 만들어 일할 수 있는 일자리 확대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김순애 장애인가족지원 센터장은 “발달장애인과 함께 일하길 싫어한다. 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일터에서 일할 때까지 시가 조력자(직무지도원)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역별 전문 코디 인력 배치 및 발달장애인 인턴 채용을 제안했다.

봉양희망그린마을사회적기업 원장은 “수도권에서는 발달장애인 관련 의료, 복지, 주거, 고용 등 지원 조례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제천시도 자연치유도시에 걸맞게 제천 특성에 맞는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발달 장애인들도 행복하고 싶다

전산월 회장은 “주간 활동 서비스(일명 ‘낮데이 서비스’)는 발달장애인의 낮 시간을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임에도 정부가 대상자를 평가해 하루 2시간, 4시간, 5.5시간으로 구분 운영하고 있다.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일일 2시간 단축형은 주활 효과가 없다. 또한 일일 평균 4시간, 일일 최대 5.5시간만 제공하고 있어 실효성을 가지려면 일일 최대 8시간이 필요하다며 도나 시에서 더 많은 시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권리옹호와 복지지원 제안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부담으로 자조모임을 운영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커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 지원이 되길 원했다. 더불어 자조모임 교육센터의 건립도 희망했다.

또한 발달장애인들은 사고력 퇴화, 비만 등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어울림 체육센터에서 헬스와 수치료를 받고 있지만 성인이 되면 국가 지원이 끊겨 사설기관 전문가에게 운동 강습을 받고 있어 비용 부담이 크다며 시차원의 지원을 요구했다.

청암학교 남다현 학부모 회장은 “자기결정권을 통한 권리주장, 당사자 및 조력자 교육이 가능한 일반인의 평생교육센터와 비슷한 장애인 평생교육센터인 People First 센터 설립이 시급하다”고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이밖에도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 점검 필요성, 중증·중복장애인 지원강화, 주거지원 등 제천 발달장애인 권익 보호 및 복지지원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김병권 시의원은 “노인과 장애인은 다른 문제라며 노인장애인과로 통합된 부서를 향후 분리해 좀 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며 평가하며, 간담회 말미에 “단 하루라도 발달장애인 부모가 힐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고 시에 요구했다.

이에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좋은 의견이다. 그러나 아이를 집에 두고 떠날 수 없다. 아이들 돌봄과 부모 힐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힐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시의원들은 간담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조례 제정 시 반영하도록 힘쓰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노인장애인과 담당부서에서도 “발달장애인 예산 확충 및 일자리 창출 등 소중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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