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근 작가 산의 향기/ ‘설악산 노인봉’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산하의 아침, 노인봉에서 삼일 밤을 보냈다.
어제 아침에도 조건이 무척이나 좋아 잔뜩 기대를 했는데 운해가 보이질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오늘 아침은 어떨지 기대감 반, 걱정 반으로 밤새 잠을 설쳤다.
잠깐 자고 눈을 뜨니 설악은 이미 여명 빛이 올라오고 있었다.
▲설악산 노인봉
하늘에 구름은 없었지만 그래도 운해는 적당히 들어와 있었다. 무엇보다 산하가 깨끗해서 선명한 설악의 아침을 담을 수 있었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 이렇게 멋진 뷰로 보답해 준 자연에게 감사하다.
사실 이곳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면서 따분하기도 하고 바라던 결과물을 못 얻을까 조바심도 생겼었지만 이렇게 운해가 드리운 설악의 아침을 보니 그동안의 지루했던 시간들이 이제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이곳의 구도는 설악산의 매력을 제대로 볼 수도..담을 수도 있는 그런 포인트이다. 양쪽에 자리한 설악의 암봉들과 아침의 운해까지 설악의 장점은 모두 모아 놓을 듯하다.
삼세번의 도전을 하고 만난 모습이라 이날 아침의 가슴 벅찬 감동은 오래도록 내 가슴속에 여운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아름다운 설악의 아침을 맞을 수 있어 자연에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노인봉에서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행복한 날이었다. – 김재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