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톡톡

“보물 원랑선사탑비 고향으로” 제천 반환 운동 시동

ㅣ최명현 추진위원장, 탑비 본래 있던 장소로 가는 게 원칙… 충주박물관 이관 어불성설 “우리가 받을 준비를 해놓을 테니까 제천으로 달라” 역설
ㅣ제천시, 2028년 목표로 월광사지 종합정비 계획 수립 및 실행
ㅣ국립중앙박물관, 원랑선사 탑비 원본 이전 위한 사적지화 등 탑비 이관 여건 조성 우선

▲사진=해체 전 국립중앙박물관 1층 로비 놓였던 월광사 원랑선사탑비(현재는 해체 후 수장고에 격납됨)

보물 360호 원랑선사탑비의 고향 제천 귀환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보물 제360호 ‘원랑선사탑비’ 제자리찾기 범시민운동 추진위원회(위원장 최명현·윤종섭)는 제천시와 함께 11일 1922년 2월 경 일제에 의하여 강제로 경복궁으로 이축되었다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전된 제천시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문화재 원형 보존의 원칙에 의거 제자리를 찾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중앙박물관을 방문해 원랑선사탑비의 고향 제천 반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날 최명현 원랑선사탑비 제자리찾기 범시민운동 추진위원장, 박재영 문화복지국장, 담당 과장과 학예사 등이 국립중앙박물관 최장열·황은순 학예연구관, 강경남 학예사를 만났다.

과거 윤종섭 전 문화원장은 제천 월광사지가 통일신라시대 제천의 선종문화 보급과 발전에 기여한 사찰이며, 사지 내 원랑선사탑비가 존재하여 유적의 명칭과 절대연대가 명확한 통일신라시대 불교 문화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 유적임을 인식하고 제천시에 국립중앙박물관 1층 로비에 전시된 보물 ‘원랑선사탑비’의 반환을 최초 제안했다. 이에 제천시는 월광사지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재고하고 체계적인 연구 및 관리방안에 대해 검토하고자 2021년에 제천 월광사지 종합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문화재청에 진품 이전을 요구했지만 월광사지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보존·관리 등이 쉽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거부당했다. 차선으로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제천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복제를 추진하고 시비 2억 4,300만원의 예산으로 17개월의 제작 기간을 통해 ‘원랑선사탑비’의 복제비를 의림지역사박물관 앞에 선보였다.

그 이후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원랑선사탑비가 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옮겨져 1층에 전시해 오다 지난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따라 유물 해체 과정을 통해 현재 수장고에 격납돼 2026년 개관하는 국립충주박물관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는 비보였다.

이에 맞서 제천에서는 지난해 9월 13일 제천시와 지역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원랑선사탑비 제자리찾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고향 제천이 아닌 충주로의 이전 계획을 반대하고 원랑선사탑비를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서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 중이다.

첫발로 11일 제천시는 중앙박물관 관계자 면담에서 1997년 월광사지 지표조사를 시작으로 문화재 지정, 발굴 조사, 원랑선사탑비 반환 협의, 복제비 건립, 월광사지 종합정비계획 수립, 월광사지 시굴 조사 용역비 예산 신청 등 그동안 추진 경과를 설명했다.

또한 51억원의 규모로 △2024년 주요 유물 매장 추정지에 대한 시굴조사 △2025~2026년 월광사지 발굴 조사와 전문가 학술대회 △2027년 2차 종합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사업 실시 △2028년 정비사업 완료 및 탑비 전시실 공개 등 2028년 목표로 월광사지 종합정비 계획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며 탑비의 고향 반환을 강력히 요구했다.

끝으로 원랑선사탑비 제자리찾기 범시민운동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활동 내용도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월광사 터를 정비해서 원랑선사탑비를 보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탑비의 제천 이관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원랑선사 탑비 원본을 이전할 수 있는 사적지화 등 탑비 이관 여건 조성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유물을 받을 준비를 완료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최명현 추진위원장은 “원랑선사탑비가 본래 있던 장소로 가는 게 원칙이 아니냐. 그런데 어떻게 충주박물관으로 간다는 건 말이 맞지 않는다. 우리가 받을 준비를 해놓을 테니까 제천으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추진위원장은 “원랑선사탑비는 일제강점기 이후 이곳저곳을 떠도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젠 오랜 유랑생활을 끝내야 한다. 또다시 고향도 아닌 충주로 이전한다는 결정에 반대한다”며 “이제라도 고향인 제천에 돌아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재의 제천 귀환을 위해 추진위를 통해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대시민 홍보활동뿐만 아니라 서명운동, 정관계 로비 등 문화유산을 찾도록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