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표준화를 기반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기업집단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전통적 굴뚝 산업인 시멘트 업계에도 AI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통합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세아시멘트와 자회사인 한라시멘트가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자동화 솔루션 공동 도입으로 스마트워크(Smart Work)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양 사 IT 표준화의 첫 시도는 한라시멘트가 아세아시멘트의 계열사로 통합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양 사 메신저 통합 프로그램 구축이 그 시작이었고 네트워크 공유를 통한 통합 인트라넷 전산 환경 구축, 전산 솔루션 공동구매 및 자원 공유가 잇달아 시행됐다. 이어진 프로젝트로 지난 2022년부터 기획해 온 양 사 통합 RPA 도입은 스마트워크 시스템 구축의 본격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된 사례로 손꼽힌다.
RPA는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던 반복적인 전산 업무를 로봇(소프트웨어)을 이용해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AI와 접목하면 보다 다채로운 과정과 판단이 필요한 업무까지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유망 IT 기술이다. 현재 금융, 통신, 유통, 마케팅 등의 업계를 중심으로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전통적 굴뚝 산업인 시멘트사에는 아직 생소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아세아시멘트와 한라시멘트는 양 사의 효과적 업무 교류를 위한 목적으로 2022년 한라시멘트가 먼저 구매, 재무, 법무, 수출 등 부문에 RPA를 시범 도입해 실효성을 검증한 바 있다. 1년여 검증 과정을 거쳐 다시 1년여 동안 최적화된 솔루션 소프트웨어를 개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양 사 주요 관리업무에 통합 시스템을 실제 적용하면서 전 사적 상용화에 대한 높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와 함께 앞선 실증 결과를 토대로 올해는 통합 스마트워크의 기반이 될 RPA를 전방위적 업무에 본격 확대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증을 통해 일반 관리부문에서의 효과를 충분히 검증한 만큼, 시멘트 제조의 핵심인 킬른(Kiln) 공정 등록 업무에도 RPA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킬른 공정은 원료 물질을 녹여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Clinker)를 생산 제조하는 핵심 과정이다. 안정적인 설비 운용 및 품질 표준화를 위해 수많은 기술인력이 투입되는 고난이도 공정이다. 킬른 공정의 일부이긴 하지만 수많은 변수 속 수시로 이뤄지는 생산 요소 데이터의 등록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은 제조 효율성에 있어 비약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된다. 이를 위해 올 해부터 양 사 전산 및 생산부문의 유기적 협업을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설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양 사는 ▲생산 설비의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RTDB(Real-time Database) 시스템 확대 도입 및 통합 운영 ▲양 사 공용 영업관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상용화 ▲폐기물 종합관리시스템인 올바로(Allbaro)를 Open API와 연계한 자동 신고 연동 프로그램 개발 등의 대규모 IT 프로젝트도 같이 추진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변화무쌍한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회사로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아세아시멘트 전산팀 구현모 팀장은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와 폭넓은 시너지 창출을 위해 다양한 부문에서 시스템을 연계해 왔다. 그 중 IT 표준화의 본격적인 시작점이 될 통합 RPA는 가장 기대되는 분야이기도 하고 생산부문까지 확대될 RPA 통합 구축은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