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삼한사미가 화두였다. 3일은 춥고 4일 동안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말이다. 올해는 어떨까.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자고 일어나면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고, ‘매우 나쁨’이면 외출을 자제한다. 마스크는 겨울 손장갑보다 더 중요한 아이템이 됐다.
이런 사회 현상에 중견 작가 다섯 명이 의기투합하여 “언제까지 방관만 하고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작품을 통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함께하면 내일도 맑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4+1인 테마전이란 이름으로 제천시민회관에서 16일부터 22일까지 전시회를 열고 있다.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미세먼지에 대하여 표현했다.
먼저 전창환 작가는 “불안한 내일의 어제를 봅니다”라는 부제로 인간은 마스크라도 쓸 수 있는데 동물은 인간만 바라본다며 그 안타까움을 호소했으며, 오염된 인간의 모습이 우리의 현주소 자화상이 아닐까라고 관람객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전 작가는 특히 평면미술이 아닌 설치 미술로 문제의 심각성을 입체화하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평소 미세먼지에 대하여 고민을 많이 했다”며 “잊어버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지만 가까이에 있는 폐기물로 작품을 만들었다”며 관심을 갖고 감상하길 부탁했다.
여기에 관람객들에게 미세먼지 동영상도 틀어 놓아 환경 문제에 쉽게 접근하도록 유도했다.
김미순 작가는 사랑하는 나의 아이의 환경이, 또는 우리의 도시 전체가 살며시 아름다운 공기의 모습으로 다가와 숨을 쉴 수가 없도록 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맑은 도시를 위해 황사 먼지를 종이를 뜯어내듯이 벗겨내고 싶다는 메시지로 미세먼지가 가득한 현시대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유선영 작가는 물고기가 어항 속에 갇혀 지쳐 보이는 모습, 나쁜 공기로 인해 마스크를 써야 하는 현실을 표현하며 화장한 날 뛰어다닐 수 있는 날들이 많아지길 꿈꿨다.
손정희 작가는 네모 밖 깨끗한 세상에 대한 동경, 나비가 미세먼지로 가득한 세상으로 날아가 아름다운 색을 퍼트리며 도시를 정화하는 등 작품을 통해 희망을 노래했다.
오하늬 작가는 미세먼지로 인한 답답한 마음, 우리 집과 마을을 감싸고 있는 대기오염, 아기가 없는 유모차에 마스크 등 환경오염으로 세상이 어둡다고 역설했다.
윤종섭 문화원장은 “미세먼지는 국가는 물론 세계적이고, 지역적인 문제이다. 제천은 분지형 도시로 공기가 머무는 도시다. 근본적으로 지형적인 특징에서 먼저 그 답을 찾아야 한다”며 “이번 전시회가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작가들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환경 문제 등 시대가 품고 있는 아픔을 담는 또 다른 전시회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