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민간에서도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리고 있다.
제천에서도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제천시니어클럽(관장 변덕수)에서 팔을 걷고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골목식당의 두부 이야기’ 개업을 준비 중이다. 오는 21일(화) 오픈을 앞두고 할머니들은 손님 맞을 채비로 하루가 바쁘다.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마법 두부
오전 7시 30분이면 맷돌 기계음이 들리고 할머니들의 손도 따라서 분주하다. 하루 동안 콩을 물에 담가놓고 불려 났다가 콩을 갈아 무쇠솥에 불을 지핀다. 약한 불에 뜸을 들이며 눌지 말라고 끓어서 밖으로 넘지 말라고 나무 주걱으로 천천히 휘휘 저어 주는 힘든 과정이다. 타면 두부 맛이 없다. 번갈아 가며 작업을 이어간다. 정성이 가득한 현장이 따로 없다.
드디어 콩물과 콩 알갱이를 분리하는 시간. 원수 분리라고 하는데 큰 양동이에 많은 손이 함께 한다. 면 주머니에 콩물을 붓고 젖 먹던 힘까지 써가며 짜낸다. 여러 사람이 달라붙어 누르고 비틀고 한 방울의 원수가 나올 때까지 모두 집중한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천연두유 탄생.
3시간의 긴 여정이 끝나고 이제 해수 간수를 칠 차례. 간수가 들어가고 누가 주문을 외고 마법을 부렸는지 서로 엉겨 붙어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하얀 순두부 탄생. 순두부를 틀에 놓고 누르면 두부가 된다. 신선함이 그지없다. 몇 말의 두부를 버리는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원하는 마법 두부가 탄생했다. 10시부터 손님 밥상에 오를 두부다.
◇100% 국내산 콩으로 승부
화학 간수 대신 해수 간수로 쓴맛을 잡고 비싸지만 100% 국내산 콩만 사용해 부드러움과 고소함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한다.
두부가 보글보글 끓고 있다. 무슨 맛일까? 궁금증을 더한다. 음식이 조리되기 전에 오늘 아침에 만든 하얀 순두부가 서비스로 나왔다. 시식자들의 침샘을 자극한다. 하얀 순두부가 입속으로 들어가고 그 부드러움에 반한다. 하얀 솜사탕을 먹는 듯 달콤하고 입 속에서 순식간에 사라진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사르르 녹는 고소한 맛에 빠진다. 담백하고 뒷맛은 개운하다.
다시마, 양파, 건고초, 무, 파뿌리, 앙배추심 등에서 우려낸 채수가 들어간 두부찌개는 담백하기 그지없다. 반찬은 정갈하고 특히 식감이 부드러운 비지 부침개는 인기 만점이다. 식사 후 비지는 소진 시까지 서비스로 제공한다. 넉넉한 정을 느낀다.
식사를 한 사람들은 “두부가 부드럽고 고소하다. 내가 먹어 본 순두부 중 가장 맛있다” 등 정성이 들어간 건강한 밥상에 모두들 “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할머니들의 새일터 ‘웃음꽃 만발’
골목식당의 두부 이야기에서 일하시는 어르신은 25명이다. 62세에서 82세로 모두 환갑을 넘긴 어르신들이다. 4개 조로 나누어 주 3회씩 식당에서 일하신다. 그곳에는 항상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웃음꽃이 핀다. 여기에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패기로 할머니표 손맛과 사랑으로 음식이 탄생한다.
100% 국내산 콩으로 직접 갈아서 만든 영양 만점의 두부가 식당의 메인 요리이다. 두부찌개, 순두부, 두부구이 등의 메뉴가 있으며, 노인과 장애인에게 모든 메뉴를 1,000원 할인하여 제공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이며, 하루 한말의 콩에서 나오는 두부 세 판이 모두 팔리면 영업을 마무리한다.
새 일터에서 열정을 과시하시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식당의 맏언니인 임차순 할머니(82세)는 명지초에서 급식 일과 중앙시장 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으로 주방일을 맡고 있다. 열심히 할 각오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허외순 할머니(62세)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건강을 유지하며 활동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동기를 밝혔다.
홀 서빙을 담당하는 설명자 할머니(78세)는 지난해 명락복지관 놀이별 어린이집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건강도 지키고 생활에 보탬이 되는 골목식당에 참여해 기쁘다. 특히나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일터가 생겨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성과 손맛까지 영양만점의 한 끼 식사에 할머니들의 일자리 창출과 정겨운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일석삼조의 훈훈한 밥상이 있는 ‘골목식당의 두부 이야기’를 적극 추천한다. 예약은 646-1665 또는 648-1665로 하면된다.
주소 : 충청북도 제천시 용두천로1길 3
http://naver.me/GtP5lwW3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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