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학고을친환경농조합법인, 제천 소비자에게 친환경 농산물 영농체험 개최… 두부 만들기 및 메주 쑤기에 도전

학고을친환경농조합법인(대표 김동환)은 12월 13일 제천 소비자를 대상으로 자작동 사업장에서 지역 소비자 100여 명을 초청하여 친환경 농산물 영농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제천 친환경 유기농업의 발상지인 두학동과 자작동의 농부들이 유기농 인증 확대를 위한 소비자와 함께하는 친환경 농산물 영농체험이다.

이날 제천시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들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제천시지부 회원을 비롯한 제천 소비자들은 두부와 메주 만들기를 직접 경험했다.

◇ 천연 두부 만들기

너도나도 두부 만드는 현장에 들어간다. TV에서 본 두부 만드는 과정 그대로다. 오늘의 주인공 검정 가마솥과 그 안의 콩물이 끓고 있다. 하루 동안 콩을 물에 담가놓고 불려 놓은 콩을 새벽에 갈아 아침 8시부터 가마솥에서 약한 불에 뜸을 들이고 있다. 눌지 말라고 끓어서 밖으로 넘지 마라고 나무 주걱으로 천천히 휘휘 저어 주는 힘든 과정이다. 타면 두부 맛이 없다. 참여자들은 번갈아 가며 작업을 이어간다. 정성이 가득한 현장이 따로 없다.

드디어 콩물과 콩 알갱이를 분리하는 시간. 원수 분리라고 하는데 큰 양동이에 많은 손이 함께 한다. 면 주머니에 콩물을 붓고 젖 먹던 힘까지 써가며 짜낸다. 여러 사람이 달라붙어 누르고 비틀고 한 방울의 원수가 나올 때까지 모두 집중한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천연두유가 탄생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은 한 사발 먹고 싶지만 작업에 방해될까 아쉬움을 뒤로한다.

4시간의 긴 여정이 끝나고 이제 소금 간수를 칠 차례. 간수가 들어가고 누가 주문을 외고 마법을 부렸는지 서로 엉겨 붙어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하얀 순두부 탄생. 순두부를 틀에 놓고 누르면 두부가 된다. 방금 만들어진 두부가 점심 밥상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에서는 메주 쑤기에 여념이 없다.

◇ 메주 쑤기

한국은 장문화의 종주국이다. 그 중심에 메주가 있다. 체험장을 벗어나 농가 앞마당 가마솥에서 24시간 불린 콩이 약한 불에서 10시간 동안 뜸을 들리고 있다. 콩이 삶아지는 동안 고구마와 감자를 구워 먹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장작불에 불도 쬐고 고구마도 까먹던 그 옛날.

삶은 콩을 꺼내 본격적으로 메주를 만들기에 돌입. 어린 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옛날에 먹었던 고소하고 단맛 나는 그 맛. 이제 자루에 넣고 잘 으깨지게 발로 밟는다. 옛날엔 콩이 남았으면 작은 절구에 찧었는데 오늘은 여러 명이 달라붙어 꼭꼭 밟아준다.

드디어 모양을 만들 차례. 네모난 틀에 콩을 넣고 뚜껑을 닫고 다시 누른다. 그 위에서 디스코를 추라고 하자, 방안 가득 웃음꽃이 핀다. 볏짚 위에서 식히고 새끼를 꼬아 메주를 매달면 완성이다.

메주는 얼지 않도록 집안 건조한 곳에 두면 한 달 후 잘 발효되어 간장이나 된장의 재료로 쓰인다.

◇ 순두부와 김치 맛보기

모든 체험이 끝나고 돌아온 식사 시간. 먹는 시간은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 식사를 기다리며 선 줄은 잔칫집 같은 분위기이다.

두부와 김치, 순두부, 콩자반, 콩나물 등 유기농 먹거리 한상이다. 천연두부는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여기에 김치랑 합체하면 환상의 맛이 탄생한다. 어렸을 때 먹은 할머니가 해 주던 그 맛 그대로다. 돈 주고 사 먹는 맛과는 전혀 다르다. 청국장은 깔끔하고 식욕을 당기게 만든다. 이구동성 맛있다는 말이 터져 나올 정도로 두부만큼 콩자반도 인기 메뉴다. 보고 먹는 즐거움, 함께하는 행복이 넘친다.

◇유기농 농산물 판매

2008년 2월 27 농가가 설립한 학고을친환경농조합법인에서는 잡곡과 채소를 생산 가공한다. 사업장에서 청국장, 서리태, 백태, 들기름, 대추, 더덕 등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오신 분들을 위해 착한 가격에 판매했다.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데 그중 두부가 단연 인기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체험 참여자들에게는 가정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청국장을 한 덩어리씩 나누어 주며 친환경 농민들의 정을 건넸다.

행사를 주관한 김동환 대표는 “처음 27 농가가 유기농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고령이나 사망, 전업으로 점점 줄어 20 농가”라며 “젊은 층이 친환경 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미래를 이끌길 소망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체험 참여 소비자들에게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먹거리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과 소비를 부탁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