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마스크는 기본이고 외부 활동 감소에 비대면까지 우리의 일상이 변했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일명 코로나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까지 느끼며 정신건강 또한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 우리의 마음은 안녕한지. 우울함을 극복할 탈출구는 없을까. 여기에 “어디서 쉴까?”라며 답답함을 해소할 공간을 찾아보지만 마땅하지 않다.
그 질문에 조금이나마 해답을 주고자 제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코로나 19와 수해로 힘들고 지친 시민들에게 휴식을 선사하자는 취지로 ‘가을국화와 장미향으로 Healing’이란 주제로 손님을 맞고 있다.
지난해 휴(休) 행사는 멈춘다, 누린다, 즐긴다는 세 가지 테마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함은 물론 멈추고 쉬며 즐겼던 사흘간의 여정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게 좀 더 여유로운 가을을 보낼 수 있게 배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 우려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각종 체험행사와 공연을 취소해 축소했지만, 볼거리는 지난해 그 이상이다.
아열대 식물 실외 식재, 국화 및 야생화 수종 확대, 추억의 항아리로 향수 자극, 다양한 산책길 조성 등 멈추고 쉰다는 휴(休) 고유의 치유 개념을 강화했다. 또한 코로나로 생긴 우울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떨친다는 정서 안정에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동적 행사는 없지만 걷고 보고 느끼는 건 지난해와 같다. 단지 같은 장소 다른 느낌으로 변화를 주었다. 자연스러운 쉼에 쉼 그 자체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발맞추어 조성 비용을 최소화하고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물론 전시는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방역 지침을 준수해 운영되고 있다.
잠시 실외정원과 실내정원을 둘러보며 내 마음에 안녕한지 물어본다.
◇가을을 품은 형형색색 국화
1만여 점의 아름다운 국화들. 가을 향기 가득한 가을 전령 국화가 색동저고리를 입고 그윽한 향기를 뽐내며 인사를 한다. 발걸음이 저절로 멈추고 이내 꽃내음에 취한다. 벌들도 알아채고 날아와 살포시 앉는다. 가을 낭만을 느끼는 사랑스러운 공간이다.
사방이 포토존이기 때문에 눈으로만 보기에는 너무 아쉽다.
페튜니아와 국화로 장식된 하트 모양의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면 모델 부럽지 않은 인생 샷이 나온다. 어떻게 찍어도 화보 같은 사진이 탄생한다. 엄마도 아이도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추억의 한 페이지에 기록한다. 그 뒤에서 국화와 포인세티아, 베고니아가 조화를 이루며 눈을 호강시키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며 앵글의 한 부분을 채운다.
국화 이외에도 당귀, 작약, 도라지, 현삼, 수수 등 기능성 식물 50여 종이 식재되어 항노화식물원은 풍성한 볼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외출한 아열대 작물들
무화과, 패션풀루드, 천혜향 등 아열대 작물이 실내를 벗어나 야외로 자리를 옮겼다. 관람객들은 마트에서 사 먹던 바로 그 과일이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제베리아에 이런 과일이 열려” 등 의아함과 동시에 신기함을 금치 못하는 반응들이다. 이내 만져보기까지 한다.
◇보는 재미를 더하는 장치들
야외 정원을 거닐다 보면 항아리의 변신을 목격한다. 장과 김치가 있던 항아리는 꽃과 나무를 품어 정원의 아늑함을 제공한다. 여기에 항아리가 허수아비로 탈바꿈해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지친 우리에게 ‘힘내라’고 응원한다.
더불어 나무 밑에서 다람쥐가 도토리를 줍고 개구리가 나무 위로 올라간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숲속을 거닐고 나무 아래서 다람쥐가 단잠을 청하는 등 앙증맞은 소품들로 재미를 더한다.
어른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드는 아기자기한 장치로 즐거움이 넘친다.
◇보며 거닐고 멈추면 어느덧 마음 쉼표
곳곳에 의자를 설치하여 잠시 멈추고 앉아 자연을 감상하며 지친 일상에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여기에 아치형 구조물에 매달린 오르벨(풍경종)이 바람에 부딪히며 은은하고 청명한 소리를 내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오르벨 소리와 물레방아 물소리가 합쳐져 음악회를 열고, 구절초 꽃향기도 가세해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음을 정화하는 최고의 공간이다.
구절초 동산에서 마음의 위안을 받았는지 해바라기가 곱게 피어 “참 좋지?”라고 물어본다.
해바라기 꽃밭 아래 나비 모양을 한 가우라가 바람 따라 하늘거리며 춤을 추며 “응”이라고 대답한다.
맑은소리의 여운을 가슴에 품고 곧바로 계속 가면 식물 터널을 만난다. 하늘마가 식물 터널을 감싸고 페츄니아 바구니가 매달린 터널 안을 거닐면 운치 만점이다. 잠시 벤치에 앉아 있으면 쌓인 피로를 푸는듯한 기분을 느껴 참 좋다.
터널 입구 오른편 아스타 꽃이 나부끼는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수생식물원이 나온다. 정적인 연꽃과 동적인 분수대의 물줄기가 조화를 이루며 긍정에너지를 쏟아낸다.
자연이 주는 쉼에 감사하며 실내에 마련된 또 다른 휴의 공간으로 향한다.
◇심신 안식처 실내정원에서 휴(休)
365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동화되어 잠시 마음을 내려놓기 안성맞춤인 곳인 청정식물원에 도착하면 화사한 꽃과 푸르른 나무가 반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동화되어 잠시 마음을 내려놓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자연의 색과 향기를 통해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최고다.
청정식물원과 함께 치유의 개념을 포함한 전시, 체험, 시음 행사로 휴의 풍성함을 더한다.
손 씻기가 필수인 시대. 코로나 예방을 위한 나만의 힐링 향수와 코로나 예방 인체 인헤일러(코 흡입기) 만들어 몸에 뿌리고 코로 흡입한다. 청정식물원의 자연의 향기와 천연 아로마 향이 조화를 이루며 코를 상쾌하게 해준다.
여기에 건국 꽃차문화헙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목련차, 구절초, 칡꽃 등 꽃차 한 잔을 마시면 몸을 따뜻하게 만든다. 더불어 야초 김봉원이 야초와 채송화의 풀꽃 이야기’라는 주제로 서각전과 백운사랑사진동호회에서 스마트폰 가을꽃 사진전에도 함께 열려 눈을 호사시킨다.
옆 동 석류와 천혜향 나무에는 열매가 영글어 가며 가을임을 알려준다. 그 앞 약초분화온실에는 약초분재 150개, 야생화 70종, 석부작 20개 등 280여 점이 자태를 뽐낸다. 눈으로만 보아도 평온이 찾아온다.
오늘 하루 아름다운 꽃과 사진도 찍고 벤치에 앉아 휴식도 취하고 걸으면서 사색도 하면서 마음 쉼표 하나를 만들어 간다.
이번 휴 행사를 기획한 김은숙 팀장은 “코로나와 수해로 지친 시민들과 아이들에게 뒷동산처럼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힐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휴(休) 자연치유 정원에 오셔서 잠시나마 멈추고 머물며 마음에 위안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어디에도 못 가고 있는 현실. 내 마음에 안녕을 한 번쯤 물어볼 휴식처가 필요하다면 10월 8일부터 18일까지 11일 동안 제천시농업기술센터 ‘2020년 자연치유 휴 가을정원’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그 답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싶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