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제천엽연초수납취급소’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역재생활동가 ‘곰방대 팀’ 꾸려 역사 알리기에 앞장

제천엽연초취급소는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제273호로서 일제 강점기 수탈의 시간 속에서 연초 재배 농민들의 고된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공간이다. 그런 슬픈 역사를 간직한 채 85년의 세월을 버티며 지금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 도시재생이라는 맥락에서 문화 공간으로써의 활용도가 높아 방문객이 늘고 있지만 왜 등록문화재로서 이유 있는 건축물인지와 과거와의 공존 속에서 어떤 변화를 시도하는지를 자세히 알고 있는 아이들은 흔치 않다.

이런 사실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 지역재생활동가들은 ‘곰방대팀’을 결성하여 아이들이 엽연초수납취급소의 역사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탐방 안내부터 체험활동까지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이곳의 이모저모를 알리는 데 직접 나선다.

곰방대 팀은 엽연초수납취급소의 역사적 내용을 담은 홍보물을 전시했으며, 더 나아가 지난 11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초등부와 유치부 어린이를 대상으로 역사문화탐방까지 진행하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탐방일에 제천엽연초수납취급소 창고에 설치된 호랑이 담뱃대 민화그림을 담은 포토존에 모여 문화 탐방을 시작했다.

참여 아이들은 근대문화유산인 엽연초수납취급소 및 제천 엽연초생산조합 구사옥 건물을 안내받으며 건물 내부 각각의 용도에 대해 해설을 들었다.

특히 엽연초수납취급소의 트러스 구조와 자연 습도 조절장치, 구사옥 창문 개폐방식 등 건물이 갖고 있는 기능들의 과학적 원리까지 상세히 배웠다.

더불어 엽연초가 무엇인지, 담뱃대와 담바귀 타령 등 담배에 얽힌 재미있는 옛이야기들을 귀에 담으며 탐방을 이어갔다.

건물 탐방 후에는 엽연초 북아트, 트러스 구조, 호랑이 가면, 금연 피리 등 만들기 체험을 함께하며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탐방에 참여한 한 보육교사는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엽연초수납취급소 탐방을 기획 연출한 이은경 다락마을학교 대표는 “이번 탐방은 문화재를 유지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후대들에게 지역명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주민들이 기획하고 추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주민들의 노력이 일회적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