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엽연초 수납 취급소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시간 속에서 민족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엽연초 재배 농민들의 고된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공간이다. 아픈 역사이지만 근대 건축 문화 유산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현재는 도시재생이라는 맥락에서 지난 2015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들어서며 많은 사람들이 엽연초 수납 취급소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멋스러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는 등록문화재인 엽연초수납취급소 공간을 제천시민들에 알리데 중점을 두었다. 올해는 엽연초수납취급소의 활성화와 자립기반 확립을 목표로 다양한 복합 문화 전시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6월 8일 토요일에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고, 엽연초수납취급소의 새로운 변신에 화답하듯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 입담배 보관소에서 문화 놀이터로
과거 잎담배를 접수하여 경작자들의 연초들을 순서대로 배치해 놓고 감정을 위해 잠시 보관하는 잎담배 보관소. 오늘은 아이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 만들기에 푹 빠지며 행복 충만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아궁이 없는 작은 공동 부엌이란 제목으로 초코 바나나 트라이플 만들기에 한창이다. ‘문화로 크는 작은 새’ 선생님 말에 귀를 쫑긋하며 만들기가 재미있는 듯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핵가족 시대에 다 함께 요리해 봄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고 요리 시식 후 사용한 용기의 재활용 방법을 배워 쓰레기 문제의 인식도 개선하는 유익한 시간이다. 여기에 엽연초수납취급소의 역사 이야기까지 알찬 프로그램이다.
안쪽에선 “과일 다섯 개를 보면 종을 쳐라” 순발력을 요하는 신나는 보드게임 할리갈리 대회 참가자들이 카드를 주시하며 종 치기에 여념이 없다. 누구 손이 빠를까? 게임 몰입도 최고다. 게임에 져서 탈락해도 즐겁다. 구경꾼으로 변신하거나 또 다른 보드게임에 심취해 실망할 시간이 없다. 모두 승자이다. 행복 바이러스 넘친다.
대회장 주변으로 ‘삶’이 詩로 물들다’란 주제로 충북시인들과의 만남을 잇는 시화전도 열려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갱장실에서 청소년공유마켓으로
잎담배의 등급을 정하는 감정실을 지나 수매한 엽연초를 보관하는 창고인 갱장실에선 청소년공유마켓과 체험, 영화 감상, 전통놀이 등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품. 나도 셀러가 되는 색다른 경험인 벼룩시장에는 착한 가격으로 장난감, 의류 등이 나왔고, 청소년문화의집에선 목공예품과 휴대폰 꾸미기, 솜사탕과 나만의 볼펜 스탠드 만들기로 체험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옆 향수 놀이터에서 투호놀이와 윷놀이로 에너지를 발산하고 영화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했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놀이터로 손색이 없다.
‘청소년 공유마켓’과 함께 오늘 진행된 △다락마을학교 팀 : 할리갈리보드게임대회 △문화로 크는 작은새팀: 꼬마 셰프 클래스 △올빼미 유랑단팀 : 주민제안사업팀 바이럴영상제작을 포함해 ‘2019 도시재생 주민제안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10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엽연초수납취급소에서 펼쳐진다고 한다.
엽연초수납취급소의 문화공간 변신 속에서 다음 달 둘째 주 토요일인 7월 13일에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함박웃음으로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사업 관련 문의 사항은 제천시도시재생사업현장지원센터(644-2502)로 하면 된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사진제공=제천시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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