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파와 불향의 콜라보인 고추장간장불고기
버스터미널에서 약선음식거리의 중앙에 위치한 ‘화덕대파불고기’. 이곳을 찾으면 누구나 오감을 깨우는 맛의 놀이터 같다. 화덕에 고기 굽는 주인장과 숯불에 익어 가는 고기는 시선을 사로잡고, 직접 재배한 대파와 양념간장과 황기에 숙성된 고추장간장 불고기가 불판에서 익어가며 소리를 내고 그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한다. 입안에서는 파 향기와 불맛 나는 불고기가 환상의 조합을 이루며 풍미를 더한다. 맵고 센 메시지로 식욕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보는 맛, 듣는 맛, 맡는 맛, 먹는 맛에 빠져 입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기관을 즐겁게 만든다.
◇보들보들한 떡과 고소한 팥앙금의 조화가 일품인 찹쌀떡
덩실분식은 1965년 가게 문을 열고 50년 이상 한 곳에서 자리 잡고 찹쌀떡 참맛을 보여주고 있는 전통이 서린 가게다. 전국은 물론 미국까지 입소문이 났으며, SBS 생활의 달인 대한민국 10대 맛의 달인에 선정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다. 그래서 일인 두 박스 이상은 팔지 않는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맛볼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이다.
이 집의 비밀은 만든이의 정성과 고집이다. 찹살떡의 모든 제조 방식은 전통 수제이며, 방부제나 유화제가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찹쌀과 팥도 국산이다. 여기에 당일 제조 분만 판매하여 신뢰도가 높다. 맛 또한 예사롭지 않다. 보들보들 말랑거리는 찹쌀떡과 달지 않고 부드럽고 고소한 팥앙금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맛의 예술이라 할까.
가게 주인 지경순 달인은 “가게를 지켜오며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많았다. 그때마다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며 덩실분식의 덩실은 긍정의 의미라고 귀띔했다. 지 달인은 덩실분식이 명물이 되는 것처럼 덩달아 제천이 알려지길 바라는 고향 사랑꾼이다.
반세기 넘게 살던 집 한편에 꾸민 덩실분식 박물관은 주인장의 손때 묻은 채취를 그대로 간직한 옛 도구들로 가득하다. 턱이 닳은 팥 주걱과 손수 만들어 쓰던 도넛 기름 망, 어릴 적 제과점에서 쓰던 빙수기가 세월을 알려준다. 달인이되기까지 그와 함께한 옛 물건들 모습이 더욱 정감 넘친다.
◇보약 한 끼 같은 영양밥, 하얀민들레밥
너른 마당과 정겨운 친구 집 같은 가게 ‘마당갈비’는 전통적인 갈빗집 요리를 두루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만의 차별화된 약선 메뉴는 바로 하얀민들레밥이다.
백운면 지인의 농장에서 받은 하얀민들레에 고구마, 콩, 은행, 대추, 표고버섯 등을 고명으로 올라간 하얀민들레밥은 보약 같은 비주얼이다. 양념간장에 영양밥과 골고루 섞어 한 입 넣으면 산천초목의 건강함이 입속에 가득 찼다. 따뜻한 보약 한 끼 따로없다.
주인장은 “식재료로 낯선 하얀민들레는 독이 없으며 간, 위를 튼튼히 하고 열을 내리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대표적인 토종 약초”라고 소개한다.
☞ 3편에서 계속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