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기회 = 우리가 필요한 이유』
그저 아무 상념 없이 넋 놓고 세상을 바라보면 사람이든 자연이든 걱정 없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조금 관심 있게 세상을 들여다보면 참 다사다난했던 지난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기억 속에 행복보단 아픔이 많이 자리를 잡고 있지 않을까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사회복지현장은 기쁨보단 아픔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일을 통해 삶을 찾고자 해도 1시간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몸 상태와 그렇다고 병원에 입원치료를 할 정도는 아니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병을 얻어 가족과 헤어져 홀로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매일매일을 버티고 있고,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는지도 이제는 모른 체 가족과 갈등의 골이 깊어 가족기능이 완전 상실되어버리고…. 하지만, 이렇게 힘든 속에서도 지역사회의 관심을 통해 힘을 내어 삶을 찾고자 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지역사회는 이런 분들의 희망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걱정 없이 늘 일반적인 사람들은 남들이 보기에도 평안해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삶이 힘든 분들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왜 저렇게 행동하고 다닐까? 왜 술만 마실까? 왜 억지를 부리며 소리를 지를까? 왜 감사함을 모를까? 열심히 살면 될 텐데… 등의 편견을 갖고 바라보는 분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이런 분들이 ‘삶이 고되고 힘들다’라는 표현방식이라고 이해해 주었으면 합니다. 속칭 악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주위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조용히 있으면 손해를 본다는 사회적 관행이 문제이지 사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들의 표현이 이해되지 않는 다고 거리를 두면 이들은 다시 회복 할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하고 포기라는 마지막 선택으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제천종합사회복지관은 매년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지역의 취약계층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5월의 산타’라는 이름으로 선물나눔사업을 20여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느 해 부터인가 선물을 받은 가정의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너무 기뻐한다며 본인들도 작지만 나눔을 같이 하고 싶다고 참여를 해주는 모습과 매일 저희 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무료급식을 받으시는 분이 봄날이 되면 들판에 나가 봄나물을 뜯어 오셔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변화되어지는 모습들을 보면 지역사회의 관심이 이렇게 삶을 변화시키는구나 하는 기적을 접하게 됩니다.
모두가 변화되고 행복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모두가 변화되고 행복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하게’라는 가치인식이 점점 지역사회 속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사회복지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양한 삶을 접하게 되면서 느낀 결론은 처음부터 이들은 지금처럼 힘들지 않았다는 것과 본인의 힘만으론 도저히 다시 설 수 없었다. 라는 것과 중요한 것은 할 수 만 있다면 그저 평범함 속에 행복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분들은 결코 게으르거나 나태하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나 병, 외형적인 차별 등으로 인해 점점 가족과 사회가 멀어져간 것일 뿐입니다. 이러한 분들에게 지역사회의 관심은 그때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일 것이고 지속가능하게 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있어 심리적 위축과 포기가 빈곤보다 더 큰 문제입니다. 이것이 우리지역사회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보가 넘치는 세상입니다. 자신을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소식에 더 많은 귀를 기울일 줄 알고, 일상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 많아져 행복바이러스가 곳곳에 스며들어 모두가 희망에 넘치는 우리 지역사회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