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 선양, 역사적 책무… 제천의 정신 계승에 앞장설 것”
제천문화원(원장 윤종섭)은 제천 출신 의병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 김구호 애국지사의 비석을 새로 제막하고, 신광묵 애국지사의 묘소를 새 단장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제천문화원은 매년 2기의 의병 묘소를 성역화하고 20여 기의 제천의병 묘소를 벌초·관리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넋을 기리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5년 봄을 맞아 김구호 의병 묘소에 새롭게 비석을 세우고, 봉분이 무너지고 야생동물의 훼손으로 어려움을 겪던 신광묵 지사의 묘소 정비를 4월 중 마무리했다.
▲김구호 애국지사 비 제막 및 묘제
김구호(1837~1903) 애국지사는 제천 두학 장치미 마을 출신의 성리학자로, 자는 기서(箕瑞), 호는 옥천(玉泉)이다. 유학자 류치명에게 학문을 배우고 삼남 지방에서 ‘처사’라 불릴 만큼 명망 높은 인물이었다. 그는 1895년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되자 붓을 던지고 분연히 의병에 참여하였으며, 유인석 의진 소속 이정규 의병장의 참좌로 활동했다. 말년에는 송학산 기슭에 은거하며 후학을 길렀고, 그의 시문집으로는 「상락가승」과 『옥천시첩』이 전해진다.
김구호 지사의 묘소는 원래 송학면 방아다리 마을에 있었으나, 2021년 제천시 고명동 한울공원으로 이장되었고, 2024년에는 마을 주민들에 의해 강학 옛터였던 옥천동 송학산 자락에 유허비도 세워졌다.
▲신광묵 애국지사 묘소 새 단장
한편, 신광묵(1872~1949) 애국지사는 자는 응삼(應三), 호는 학습재(學習齋)로, 제천 자작동 출신이며 본관은 영월이다. 습재 이소응의 문인이며, 을미의병에 참여한 뒤 이강년 장군의 재차 창의에도 좌종사로 힘을 보탰다. 이강년 순국 시에는 시신의 제천 반장(返葬)을 주도했으며, 이후 은둔하며 제자를 양성하고 항일정신을 고취했다. 1917년에는 단양경찰서에 체포되어 문초를 받는 등 항일 행적이 뚜렷했으며, 그의 문집 『학습재집』이 전해진다. 1997년에는 건국포장이 추서됐다.
신광묵 지사의 후손 신항선 전 제천향교 전교는 “매년 묘소가 산돼지에 훼손돼 마음이 무거웠는데, 문화원에서 둘레석까지 정비해주니 이제 한시름 놓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은 “제천은 의병사에서 최초의 창의지이자 최대 피해지, 최후 항전지로 기록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지역”이라며 “제천의병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비들의 도덕적 의무 실천이며, 이는 세계사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제천은 의병항쟁의 총본산이자 독립군 활동의 단초를 제공한 중심지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병들의 숭고한 뜻을 선양하고 예우하는 것은 제천시와 문화원의 당연한 책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의병 유적과 인물들을 발굴하고 기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