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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섭 제천문화원장, 사진집 ‘의림지가 전해주는 무정설법(無情說法)’ 출간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이 새롭게 출간한 ‘의림지가 전해주는 無情說法’

“의림지는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의 재미나는 놀이터이다. (중략) 제 가슴에 담고자 했던 장면들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며 명상의 시간을 보내는 매우 귀한 장소” –본문 ‘프롤로그’ 중에서-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통해서 메디타티오(Meditatio, 명상)를 추구하는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이 다섯 번째 사진집 ‘’의림지가 전해주는 無情說法(무정설법:인간만이 설법하는 것이 아니라 산천초목도 설법한다)’을 출간했다.

이번 사진집은 지난 2018년 ‘아내에게’, 2019년 ‘봄이야, 꽃이야’, ”堤川이래요’, 2020년 ‘밝음과 어둠의 사진 인문학’에 이어 의림지와 제림, 그 주변 친구들의 생생한 생명력과 메시지를 주제로 역은 다섯 번째 사진 칼럼집이다.

지난 4집까지 고인이 된 아내 김기숙 전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에게 바치는 헌정 작업이었다면 5집부터는 제천의 이곳저곳을 주제별로 펼치는 새로운 작업이다.

▲2012년 12월, 제천 의림지

이번 주인공은 ‘의림지’이다. 사진집에는 윤종섭 원장이 현존 우리나라 최고의 농경 문화유산을 카메라 옵스큐라 속으로 깊숙이 탐색해온 의림지와 제림 그리고 청전뜰 중심의 작품 150여 컷이 실렸다.

본문은 ▲국가 명승 제20호 ‘의림지와 제림’ ▲의림지와 제림, ‘윗동네 이웃들’ ▲의림지와 제림, ‘아랫동네 이웃들’ 등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윤 원장이 카메라의 눈으로 보고, 내 마음의 눈으로 담았다는 의림지 관련 사진 인문학의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긴다.

◇국가 명승 제20호 ‘의림지와 제림’

국가 명승 제20호 ‘의림지와 제림’에는 ▲의림지 ▲꽃과 나무 ▲순주섬 ▲용추폭포 ▲영호정 등 대상 본연의 모습과 사계절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모습을 카메라 옵티머스에 담았다.

▲2019년 7월, 제천 의림지
▲2018년 4월, 제천 의림지

▲2015년 10월, 제천 의림지

▲2021년 3월, 제천 의림지

봄의 생동감 속 행복함, 여름의 강렬한 에너지 속 청량감, 가을의 황금물결 속 여유, 겨울의 동장군 속 고요함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옮겨났다. 계속해서 사진집에 시선을 멈추면 “안녕 마음아?”라고 코로나19로 지쳐 고단한 내 마음에 자동적으로 말을 걸어 보게 한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스스로 묻고 답하며 피사체가 주는 생명력과 메시지를 담으려고 애쓰는 윤 원장의 마음이 이내 전달되어 그럴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의림지와 함께한 의미 있는 역사적인 이야기도 덧붙여 사색하도록 유도한다.

◇의림지와 제림, ‘윗동네 이웃들’

의림지와 제림, ‘윗동네 이웃들’에는 ▲세명대 ▲용두산 ▲제2의림지 ▲점말동굴 ▲솔밭공원 ▲피재골 등에서 교감한 내용을 실었다.

▲2013년 1월, 제천 피재골 제2의림지

▲2014년 9월, 제천 용두산 피재골

▲2021년 5월, 제천 세명대학교 교정

▲2012년 4월, 제천 용두산 동막마을(효자마을)

꽃들과 쉼 없는 대화를 하고 소나무의 다양한 모습에 독백하며 상념에 잠긴 혼이 묻어난다. 새벽부터 자정까지 곳곳을 누비며 흔히 보지 못한 모습을 담으려는 흔적이기도 하다.

특히 윤 원장은 “소나무가 자기 그림자에 전하는 짧은 독백…. 그림자는 자기 모습을 낮추거나 숨길 뿐 단 한 번도 나를 가린 적이 없었다! 더러는 지쳐서 주저앉아있을 때도 내 곁에 바짝 붙어 기다려주고 있었다”라고 자연을 대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이것이 그가 말한 無情說法(무정설법)이 아닐까.

◇ 의림지와 제림, ‘아랫동네 이웃들’

의림지와 제림, ‘아랫동네 이웃들’에서는 ▲삼한의 초록길 ▲청전뜰 ▲모산비행장 ▲보건소 ▲홍광초 등에서 목격되는 꽃, 하늘, 해, 나무, 건물, 거리의 또 다른 시선을 만날 수 있다.

▲2020년 1월, 제천 모산로즈웰아파트

▲2005년 9월, 제천 의림지 청전뜰

▲2001년 1월, 제천 청전동 현대아파트

▲2020년 9월, 제천 모산비행장

▲2021년 1월, 제천 신월동 행복주택

특히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윤종섭 표 사진 기법이 오롯이 녹아있다. 그래서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외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왜 무정설법이라고 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피사체가 전하는 메시지로 독자도 한번쯤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든다. ‘힐링 타임’이다. 

윤 원장이 “저에게 사진 작업이란 한마디로 메디타티오(meditatio)’. 명상을 통한 내 마음의 힐링이다”이라고 말한 지점과 부합된다.

“이 한 권의 소박한 사진 칼럼집이 코로나 위드 시대에 감성을 일깨우는 명상과 힐링 그리고 청량제가 되길 소망한다”는 윤 원장의 말처럼 코로나19로 장기화로 지친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져주며 위로와 힐링으로 우울한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마음 쉼표 같은, 우리 삶과 오버랩시켜 한번쯤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명상집 같은 사진집이 아닐까 싶다.

◇프롤로그

윤종섭 원장은 책을 출간하면서 “1980년 4월 초 제천에서 공직에 입문해 터를 잡았으니 꼭 42년이란 시간 속에 틈만 나면 제천의 명물 의림지를 사진놀이터로 안방 누비듯이 다니기 부지기수였다”며 “사진예술이란 게 사진 기술과 기법 그리고 감성과 이성까지 총망라해 자연의 한편을 사각의 프레임으로 오려내어 자연성과 생명력으로 전해주는 자연 오브제의 무정설법(無情說法)”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의림지는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의 재미나는 놀이터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최고의 농경문화유산이자 제천만의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 곳이기에 이를 사진예술로 창작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마주하는 순간마다 의림지를 다시 보며 그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다”며 “의림지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제 가슴에 담고자 했던 장면들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며 명상의 시간을 보내는 매우 귀한 장소”라고 강조했다.

그런 연유로 윤 원장은 “이제 제천에서의 긴 시간, 새삼 문화예술이란 발품과 손품 판 만큼 보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오직 의림지와 제림 그리고 청전뜰과 주변 친구들(용두산, 피재골, 제2의림지, 솔밭공원, 세명대학교, 안모산, 밖모산, 제천(모산) 비행장, 홍광초등학교, 신월리 등)에 기대어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속으로 간지 수많은 추억 2천여 점의 사진 중 극히 일부를 한데 모아 저의 다섯 번째 사진인문학 <의림지(我心)가 전해주는 무정설법(無情說法)> 사진칼럼집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지난 공직(공복)의 인연으로 그의 삶에 꼭 6할을 살아온 고마운 제천에 대한소박한 마음도 담겨있다”고 전했다.

◇윤종섭 사진 탐미가

윤종섭 문화원장은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제천시 시 승격과 함께  80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32년간 제천시청에서 문화공보실장, 문화관광과장, 기획담당관, 미래경영본부장, 행정복지본부장, 행정복지국장, 경제건설국장을 거쳐 2011년 7월 말 명예퇴직했다.

2000년 재직 시 국가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받았으며, 2014년 제천한바이오진흥재단 이사장을 거쳐 지난해 제천문화원장에 취임했다.

지난해에는 지역문화발전 및 인재육성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33회 제천시민대상 특별상을 받았다.

공직 퇴임 후 2회의 사진전과 4권의 사진집을 출간하는 등 현재 사진 탐미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부인의 유언에 따라 1억원의 장학금을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기탁했고, 윤 원장이 수령하는 유족연금 1,080만원을 매년 장학금으로 전액 기탁 중이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