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회한 제천시의회 제327회 임시회에서 의회민주주의 기본 틀인 협치의 정신은 죽었고 의회민주주의도 죽었다.
그 동안 양 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선임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왔다. 민주당은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제8대 의회에서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국민의힘에서 맡았던 사례를 들어, 이번 제9대 의회에서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번갈아 맞자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여야간 협치의 상징으로 좋은 사례이므로 잘 살려 나가자는 입장이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써 이번 제9대 의회에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차지해야겠다고 주장하였다.
논란이 되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의 배분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국민의힘은 일방적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상정하여 통과시켰다. 더구나 그 과정에서 치졸한 꼼수를 부렸다. 국민의힘 의원 8명만으로 구성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상정하여 의도적으로 부결시키고, 의장 직권으로 제1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안(위원장:박영기, 부위원장:윤치국, 위원:김진환, 김수완, 송수연, 권오규, 이경리, 한명숙)을 그대로 상정하여 통과시켰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대해 예결위원 활동에 참여할지 여부를 알려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다.
시의회의 위원회 구성은 기본적으로 여야간의 합의와 당사자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협치의 정신이 있고 이것이 의회민주주의 근간이다. 따라서 여야 원내대표간의 협의도 없었고 당사자의 의견을 듣지도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구성한 이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은 원천 무효임을 분명히 밝힌다. 이는 앞으로 행정자치위원회도 산업건설위원회도 당사자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선전포고일 뿐이다.
모든 사안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완력(腕力)의 정치이며, 다수의 힘으로 소수 야당을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의회민주주의의 폭거다. 국민의힘 엄태영 국회의원은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形骸化)한 책임을 지고 제천시민에게 사과하고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않다면 제천시민들이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