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사진’ 좌충우돌 왕초보 탈출기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고자 작은 행복을 좇는 사람들이 있다. 나만을 위해 산책하고 휴식도 취하고 취미 활동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워라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치 있는 삶의 방식이다.

제천에도 참된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고 열정 하나로 일 년을 포기 없이 달려온 사람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제천시 평생학습관
‘photo technic’반 수강생들이다.

수강생들이 왕초보에서 성장하여 문화 수요자에서 공급자로 변신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11월 14일(일) 오후 2시 의림지역사박물관에서 세상밖에 선보였다. 그들의 열정과 결과물을 잠시 들여다본다.

◇왕초보 탈출했어요

수강생들은 올봄 첫 수업을 시작으로 상하반기 총 20회의 이론과 실습 과정을 소화했다.

수강생의 80%가 카메라를 처음 만지는 왕초보다. 설상가상으로 처음 접하는 사진 이론들은 낯설기 그지없다.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도 쉽지 않다.

구도 잡기, 렌즈 활용법, 저속과 고속 셔터 이용법, 필터 사용법, 야간 촬영 등 이론에 나오는 용어들이 생소하여 쉽게 기억조차 어려웠다.

여기에 40, 50대도 있지만 60대가 절반을 넘었다. 김동환 수강생의 “늦은 나이에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김진오 강사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찍어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주문하며 격려했다.

카메라와 씨름하고 있는 왕초보들을 위해 김진오 강사는 시간을 할애해 보충 강의로 앞에서 끌었다. 수강생들은 “할 수 있어”라는 투지로 이론은 물론 현장 학습도 게을리 하지 않고 뒤에서 따라갔다.

특히 소풍 간다는 기분으로 주말 실사에 참여했다. 실내 수업과 달리 야외 수업에 강사는 대답에 응하느냐 바빴다. “강사님, 셔터 속도는요? 노출은?” 야외 촬영이면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진다.

그러면서 피사체를 바라보는 관점, 남과 다른 나만의 독창성, 사진 이론의 현장 접목, 발품 등 현장을 통해 사진의 이모저모를 알아갔다.

의림지의 야경, 도담삼봉의 풍광, 영월 동강의 할미꽃과 한반도 지형, 인제의 자작나무 숲 등 꽃, 하늘, 해, 나무 등 눈에 들어오는 피사체를 열심히 찍었다. 새벽과 야간에도 카메라를 잡았다. 왕초보들은 어느새 수업의 막바지에 다다르며 조금씩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수료를 앞두고 전시회를 열기로 하고 바쁜 나날을 보낸다. 부족함은 많지만 10년 이상 된 경력자들 못지 않은 열정으로 그 동안 앵글에 담은 컷을 선별해 세상에 펼친다. 어떤 모습을 담았을까 참 궁금하다.

◇수료 전시회를 열어요

왕초보를 탈출한 12명 수강생의 작품들이 의림지역사박물관 로비에 펼쳐졌다.

사진에 미쳐보자고 올봄부터 가을까지 배운 결과물 55점이 전시됐다.

아름다운 꽃, 가을 정취를 담은 풍경에 일출, 운무, 바다, 계곡의 모습도 있다.

사진예술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그들은 첫 관문을 통과한 수강생들은 “많이 부족하고 부끄럽다”, “참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사진을 통해 자연과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등 다양한 전시 소감을 밝혔다.

수강생 대표 박희만 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정식 개전식은 못하지만 오셔서 많은 격려와 갈채를 바란다”며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김진오 강사는 “힘든 여정이었다. 용어부터 수동으로 사진 찍기까지 강사와 수강생 모두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인내가 필요했다. 다행히도 실내 수업을 탈피해 현장 중심으로 강의를 하면서 빠른 진도를 나갈 수 있었고 이를 따라준 수강생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고 그동안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고생한 덕에 입문 수 개월만에 대단한 수준의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며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제천을 알리는 사진작가로 발돋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