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문화원(원장 윤종섭)은 1일 청풍승평계 131주년을 맞이하여 영동 난계국악단을 초청해 기념 음악회를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열었다.
이번 음악회는 제천에서 131년 전에 창단한 제천 청풍승평계가 어떤 음악적 가치를 추구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영동 난계국악단의 음악을 들어보며 음악적 가치 이해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연주를 했는지 엿보고자 마련됐다.
특히 국악이라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공연 일주일 전부터 티켓이 조기에 동이 나는 등 수준 높은 전통예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었다.
공연 당일에는 난계국악단을 비롯해 국내 정상급 성악가와 국악인들이 출연해 기악합주, 가곡, 판소리, 해금 연주, 사물놀이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했다. 600여 명의 관객들도 90분 동안 가을밤 국악의 참맛을 느끼며 전통예술의 매력 속에 빠졌다.
이번 음악회 중심에 서 있는 난계 국악관현악단(지휘자 이현창)은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분인 난계 박연 선생의 업적과 예술적 혼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국악의 고장 영동의 문화사절단으로서 명성이 높다. 바쁜 일정 속에서 국내 최대 민간국악단체인 ‘청풍승평계’ 창단 131주년을 기념해 제천으로 한걸음에 달려와 국악의 진수를 선보였다.
첫 무대로 이현창 지휘자가 이
끄는 난계국악단이 맑고 고운 자연이라는 의미의 ‘청연’으로 음악회의 문을 열었다. 장조(major)와 단조(minor)의 조화를 통해 흥겹고 생동감 있는 자연의 변화로움을 국악 소리로 들려주었다. 관객들은 새가 노래하고 물이 흐르는 듯한 힐링 음악에 귀를 호강하고 마음을 정화했다. 곡이 끝나고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다음으로 국악 반주에 가곡을 부르는 색다른 무대가 이어졌다. 감미로운 감성과 어우러지는 중후한 음색을 지닌 세계적인 바리톤 길경호가 그리움으로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노래 ‘마중’을 깊이 있는 울림으로 전달했다. 두 번째 곡으로 전남 거문도의 어민들이 고기를 잡으며 부르는 노동요인 ‘거문도뱃노래’를 열창하며 음악회의 흥을 돋웠다. 관객들은 신나는 멜로디에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음악회를 즐겼다.
세 번째로 한국의 대표적인 해금 연주자이며 해금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접목을 시도하고 크로스오버 음악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강은일 명인이 해금 협주곡 ‘추상’을 연주했다. 천년의 호흡을 느끼는 우리 한의 소리, 활과 현이 서로 엉켜서 나오는 해금만의 오묘한 소리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전수자로 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 차세대 주역이자 재기발랄한 젊은 소리꾼 정윤형이 박진감 넘치는 소리로 적벽가 중 ‘자룡 만경창파를 가르다’를 뽑아냈다. 열창하는 그의 무대에 열화와 같은 환호와 갈채가 쏟아졌다.
마지막으로 타악그룹 판타지는 국악 연주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는 작품 중의 하나인 국악관현악의 명곡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신모듬 중 3악장’을 연주했다. 특히 사물놀이 단원들이 신명 나게 치고 즐기는 모습에 관객들도 어깨춤을 추었으며, ‘신모듬’ 특유의 흥과 신명을 잘 그려내서 우레와 같은 박수 함성과 함께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쇄도했다.
오흥만 문화원 이사는 “국악이 이렇게 흥이 나고 깊이 있는지 몰랐다. 난생처음 보고 듣는 국악관현악단에 정상급 출연자들까지 귀를 호강하는 힐링의 시간이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윤종섭 문화원장은 “지금으로부터 131년 전 1893년 청풍에서 대규모 국악단체인 청풍승평계가 창단, 운영된 실존 문서가 발견됐다”며 “제천문화원의 계속되는 연구 결과 국악학계는 제천청풍승평계를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예술 단체로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음악회에서 난계 선생의 음악성을 들어보면 제천청풍승평계의 음악적 가치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