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제천단양민예총 전통미술분과, ‘이야기가 있는 민화 전시회’… 협업 대작 선보여

민화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과 인내가 수반된다. 하나의 실수가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집중력이 있어야 하는 작업이다. 한 폭의 민화가 탄생하기까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작가의 땀과 혼이 담긴 것이 민화다. 제천에서도 16명의 민화 작가가 개인 작품은 물론 여러 명이 합심해 이야기가 있는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주인공은 제천단양민예총 전통미술위원회(위원장 황정임)가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간 제천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여는 ‘이야기가 있는 민화 전시회’에 작품을 낸 작가들과 그들이 혼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이번 전시회는 지역문화예술 진흥 및 활성화를 위해 제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2024지역문화예술단체 육성사업에 선정돼 민화 작가들의 창작 역량을 높이고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야기가 있는 민화”란 주제로 16명의 민화 작가가 열과 성을 다해 그린 작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과거 작가 혼자서 10폭, 8폭 병풍을 긴 시간 정성을 쏟아 한 작품을 완성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간 분담을 통해서 대작을 만들어 그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값지다.

특히 그동안 정적인 민화의 틀에서 벗어나 동적인 작품이 대부분으로 움직임을 부각하기 위해서 사람을 많이 등장시키고 인물마다 표정과 모습을 달리해 생동감을 더했다.

제1전시실의 구운몽 8폭은 7명(1폭:유정옥, 2폭:김명하, 3폭:지은순, 4폭:정연호, 5폭:권효임, 6폭:탁선희, 7폭:황정임, 8폭:정연호), 제2전시실의 평생도 10폭은 5명(1폭·2폭:김숙자, 3폭·4폭:전향숙, 5폭·6폭:유옥자, 7폭·8폭:임정자, 9폭·10폭:차혜숙)의 작가의 손을 걸쳐 탄생했다. 작가들은 1폭~2폭씩 나누어 그림을 그렸으며, 분담한 각자의 그림을 모아 10폭과 8폭의 대작을 만들었다.

이야기도 있다. 조선시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소설 ‘구운몽’의 헛된 꿈과 부귀영화의 허망함 등 구운몽의 주요 장면이 담긴 ‘구운몽도 8폭’과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기념이 될 만한 경사스러운 일들로 주로 사대부로서 그의 생애를 대표하는 돌잔치, 혼인식, 회혼례와 같은 의례 장면과 과거 급제에서부터 최고 품계에 이르는 관직 생활을 시간 순서로 그린 그림 ‘평생도 10폭’에 담긴 이야기를 그림 옆에 제공해 이해력을 높이고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이 외에도 이재희의 경직도, 박숙희의 소소한 행복, 이원미의 도원행주도, 박기정의 군산도에서도 또 다른 민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황정임 위원장은 “16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자유롭게 작품을 제시·선정하고 선택하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읽고 또 글을 쓰고, 출력하여 민화를 완성했으며, 그전에 하던 작업 과정과는 사뭇 다르게 공부를 많이 하는 전시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폭의 그림을 나눠서 작업을 했고, 폭마다 그림의 설명을 제공하는 과정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또한 긴 이야기를 축약하여 설명하고 각자 맡은 폭의 그림을 작업하여 다시 여러 작가가 모여서 또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완성도를 보였다”고 고충를 털어놨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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