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자원봉사센터의 수해 복구 지원 15일 차인 지난 16일에도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이어졌다.
43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제천 백운면의 산사태로 유입된 집 주변의 토사를 제거하고 집안을 청소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딸을 따라나선 아빠·엄마도 있고, 휴가 왔다가 수해 소식에 놀고만 갈 수 없어서 나선 취준생도 있다.
저마다 특별한 사연을 품은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수해복구 현장에서 남다른 열정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어본다.
◇문해린/26세 자원봉사자
13회째 수해복구에 함께 하는 문해린(26, 여) 씨는 “처음에 <수해복구 자원봉사 도움의 손길 이어져>라는 기사를 보고 제천시에 문의해 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로만 침수 농경지와 주택을 접하다 실제 현장을 가보니 현실은 더욱 처참했다. 냉장고 반 이상 높이의 수마가 휩쓸고 간 흔적과 근심 가득한 집주인 어르신의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같은 제천시민으로서 남 일 같지 않은 마음에 안타까웠다”며 “이런 상황을 가족들에게 알리니 가족들도 동참하게 되었다”고 일가족이 봉사를 하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어머니 정수란(63, 여) 씨가 6회, 아버지 문봉선(69, 남) 씨가 2회째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문해린 씨는 “길고 길었던 장마가 끝이 나고 있다. 하루빨리 수재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내어 참여할 생각”이라며 “이번 수해복구 봉사를 계기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 어디든 찾아가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내가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박정교/42세, 김은혜/21세 자원봉사자
박정교흑곰캠프의 관장인 박정교(42, 남) 씨는 체육관 회원들과 함께 수해복구 현장에서 힘을 보탰다.
박정교 관장은 “10년 동안 특전사였으며, 이번 흑표부대가 제천에서 수해복구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되었고, 또한 2주일 후 있을 종합격투기 시합에 나가기 전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수해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매 경기마다 제천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제천시 마크를 달고 시합에 임한다”고 제천인으로서의 긍지를 드러냈다.
흑곰캠프의 회원인 김은혜(21, 여) 씨는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며 “막상 눈으로 확인하니 그 심각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신의 손으로,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흙으로 둘러싸여 있던 집이 깨끗해져 가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유지/29세, 노우정/26세 자원봉사자
신유지(29세, 여, 회사원) 씨와 노우정(26세, , 여, 취준생) 씨는 대구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천에 왔다가 수해 복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신유지 씨는 “휴가지를 제천으로 정했다가 비 피해가 심각한 것을 알고 놀고만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짧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동참하게 되었다”며 “봉사활동 후 제천 1경인 의림지와 청풍호를 둘러보고 돌아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문원/59세 자원봉사자
일당백의 역할을 한 박문원(59, 남, 굴다리횟집) 씨는 횟집을 운영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2.5톤 활어차를 투입해 산사태로 흙에 뒤범벅이 된 주택 내·외부를 물청소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단수로 인해 물을 쓸 수 없어 모두들 양동이를 들고 개울에서 물을 길어와 청소를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박문원 씨는 이번 물난리에 침수로 단수가 된 지역에 자신의 활어차를 20여 차례 급파해 피해 복구에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큰 역활을 했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