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림지에서 즐기는 한여름 밤의 퓨전국악 콘서트 ‘락(樂) 제천에서 놀자’가 지난 13일 의림지 역사박물관 앞 광장에서 2,000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새로운 공연 콘텐츠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무대를 준비한 제천문화재단 문화사업팀은 야외 특성과 국악 장르에 맞게 스피커의 개수도 대폭 늘리고 볼륨도 조절하여 좋은 조건에서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도록 사운드를 디자인하여 고품격 퓨전 국악을 감상하도록 노력했다.
여기에 행사의 기획부터 콘셉트 구성은 물론 출연진 섭외, 홍보까지 프로듀서가 되어 종횡무진 뛰어 다녔으며, 무대 시스템을 외주에 맡기지 않고 직접 설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세팅해 경제적인 면에서도 가성비를 극대화시켰다.
그 결과 의림지 역사박물관 앞 잔디밭을 찾은 관객들은 달 하나, 별 하나, 그리고 바람소리에 아름다운 의림지와 어우러진 조명까지 눈을 호강하며 한여름밤의 정취에 흠뻑 빠졌다.
콘서트의 문을 연 마하연 국악단은 국악기로 비틀스의 렛 잇 비(Let It Be), 예스터데이(Yesterday), 오블라디 오블라다(Ob-La-Di Ob-La-Da)를 연주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했다
사회를 맡은 오정해는 ‘너영나영’에 이어 ‘장타령’을 들려주었다. 흥이 한껏 고조되어 관객들은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콘서트를 즐겼고, ‘진도아리랑’이 나오자 어깨를 들썩이고 떼창 하며 한바탕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국내 최고의 해금 연주자 성의신 교수가 무대에 올라 ‘연서’를 연주했다. 천년의 호흡을 느끼는 우리 한의 소리, 활과 현이 서로 엉켜서 나오는 해금만의 오묘한 소리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어서 마하연 국악단은 귀에 친숙한 ‘Over the rainbow’, ‘Sing sing sing’을 선사했다.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감동을 선사하며 대중의 뜨거운 찬사를 받은 소리꾼 이봉근은 ‘봄날은 간다’, ‘칠갑산’, ‘돌고 돌아가는 길’을 국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만의 창법으로 불러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마하연 국악단은 만화 주제곡 메들리로 동심의 세계로 안내했고, 관객들은 따라 부르며 잠시나마 추억에 젖었다.
요즈음 핫한 대한민국 국악계를 흔들어놓은 국악인 이희문과 놈놈이 출연해 ‘난봉가’, ‘이리렁성’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코믹한 분장을 하고 ‘청춘가’를 선사하여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육칠월’을 부를 때는 눈에 띄는 의상과 재치 있는 멘트, 현란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전 출연자가 무대에 올라 아리랑을 관객들과 함께 부르며 음악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제천시 문화재단은 의림지 잔디밭에 앉아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1,500개의 4단 방석을 무료로 제공했으며, 방석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동이났다.
콘서트를 관람한 오성숙 씨는 “눈 호강 귀 호강한 특별한 콘서트였고, 귀에 익숙한 음악을 퓨전국악으로 들을 수 있는 색다른 소리 여행이었다”며 “경쾌함에서 감성까지 프로그램 템포 흐름이 좋아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할 수 있었고, 음악으로 서로 가까워지고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받아 더더욱 좋았다”고 공연 관람 소감을 밝혔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제천시 #퓨전국악 #오정해 #마하연극단 #이봉근 #이희문_놈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