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마른 현대인에 잎의 선율로 감동을 적시다
우리 주변에 흔하나 평소 관심을 별로 갖지 않던 잎을 제재로 한 ‘잎의 반란’을 노래한 시인이 있어서 화제이다.
주인공은 김흥래 전 제천시 행정복지국장으로 그는 2016년 첫 번째 시집 ‘잎, 그 은밀한 매력’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잎 연작 시집을 낸 것이다. 김 시인은 젊은 시절 겪던 방황기에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속마음을 쌓아둘 수 없어서 쓰다 보니 시(詩)에 입문하였다고 하며, 2001년 월간 문예지인 『문학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창작에 나서게 되었다.
오랜 공직 생활을 하느라 시(詩)를 쓰는 게 쉽지 않았으리라는 질문에 현직 기간 동안에 이루어지는 많은 사람과의 만남, 여러 장소들의 방문이 다양한 상념을 제공하여 주었으며, 이러한 생각들이 쌓이면서 시상이 떠오르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한다. 특히 김 시인은 시간 날 때마다 제천 근교 하소리 뒷산을 올랐는데 경사가 낮아 등산 시 명상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며, 철마다 달라지는 잎사귀를 보면서 그 잎이 전하는 메시지를 상상하며 시상(詩想)을 다듬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다.
금번 발간된 ‘잎의 반란’ 시집에는 총 73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는데, 세명대학교 김현정 교수(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잎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아름다운 인생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연 중에서도 잎을 특정하여 노래하는 ‘잎록파〔葉綠派〕’시인으로의 등장을 시사하였다.
한편 김 시인은 제천문학 발전에도 남다른 기여를 하여 왔는데 한국문인협회 제천시지부의 제10대ㆍ제11대 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그 기간 동안에 의림지 위 한방생태숲공원 내에 ‘제천 시비(詩碑) 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하고 문학인 저변 확대를 위하여 제천시낭송협회를 창립하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시민과 함께 하는 시화전시회 및 시낭송회를 개최하고 복지시설 등에 찾아가는 문학 봉사 행사를 진행하였다.
자연 중에서 잎을 특정 제재로 한 작품들로 구성된 시집을 연속 출간한 김 시인은 “광합성작용을 통하여 나무에는 영양을 공급하고, 인간과 세상에는 필수 생명소인 산소를 제공하는 헌신과 희생이라는 잎의 정신이 현대인의 이기적인 삶의 태도 변화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작품이 지역의 산하를 다니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하였다며 제천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