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창의 129주년 제천의병제 제38회 순국의병묘제 봉행

“어느덧 한 해가 또 바뀌었사온데 오직 존령들께서는 섬 오랑캐가 우리나라를 쳐들어와 나라의 모든 권한을 약탈할 때, 평범한 백성으로 일어나 정당함을 호위하고 간사함을 물리치려 큰 의로움으로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전투에 나가 왜구를 무찔렀으나, 천지 신께서 돌보지 않아서 중과부적으로 모진 창검 앞에 돌아가시니 그 분통함을 어찌 형용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우리 제천 후예들은 사모함을 이기지 못해 금년에도 창의 의병제 129주년을 맞이하여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마련하여 잔을 올리오니 흠향 하소옵소.” -축문 해설-

지역 의병의 넋을 기리는 창의 129주년 제천의병제 제38회 순국의병묘제가 10월 18일 11시 제천시 고암동 순국선열묘역에서 기관장 및 제천동우회원, 홍광초 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경과보고에서 제천동우회 김성진 부회장은 (사)제천동우회는 41년 전인 1983년 5월 22일, 애향심과 숭고한 의병 정신을 계승 발전하고, 충효 사상을 바탕으로 이 고장 발전을 위한 보람 있는 일을 하여 후손들에게 그 뜻을 물려주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제천 지역 인사들의 모임이다. 현재는 41명의 회원이 그 뜻을 잇고 있으며, 창립 후 제천 인근에 산재해 있는 의병묘 벌초 봉사를 하고 있다. 2007년, 제천시에서 순곡선열묘역 성역화 사업으로 의병 묘역이 정리되어 우리 고장 의병의 고혼을 달래주기 위해 2003년부터 매년 위령묘제를 봉행하여 왔다. 현재 (사)제천동우회는 칠성봉 복원 사업 및 정화 사업, 중·고등학생 장학금 전달 사업, 제천시 노인종합복지관 배식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과보고에 이어 홍근원 회원의 집례로 좌집사와 우집사가 촛불을 점화하고 재물을 점검하며 위령묘제가 진행됐다.

이정규 의사는 김완식 제천향교 전교, 김상태 의병장은 김창규 제천시장, 칠의사는 김홍수 제천동우회장, 최욱영 열사는 윤종섭 제천문화원장, 홍사구 열사는 박영기 제천시 의장이 초헌관을 맡아 각각 봉행했다.

첫 번째 잔을 올리고 윤병순 회원의 축문 해설 낭독에 이어 축문을 불태우고 김창규 시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제천시는 1984년 순국선열묘역을 성역화했으며, 이 위령제를 제천동우회 주관으로 거행하고 있다.

추도사에서 김창규 시장은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위태로움에 처해있을 때 나라를 위해 분연히 일어나신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이 땅에서 이렇게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가 없었을 것”이라며 “오로지 나라를 위해, 자유를 위해,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영원히 빛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제천은 한말(韓末) 국내 의병의 가장 선두에서 가장 치열하게 의병 항쟁을 전개한 의병의 고장으로 그 숭고하고 위대했던 제천의병의 정신을 귀하게 이어받아 오늘날 제천시의 위대한 시민정신으로 승화하고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힘의 중요한 원천으로 지켜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제천의병의 정신을 이어받은 우리의 마음과 태세를 늘 바로잡아 이 나라와 지역을 더욱 평화롭고 자주적이며 정의로운 곳으로 만들어가는 데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홍수 제천동우회장은 “우리는 제천의 의병 정신을 계승, 승화시키고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하여 애국 시민과 지역사회 인사, 그리고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인 홍광초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하여 제천동우회 회원과 함께 제38회 순국선열 위령묘제를 봉행하게 되었다”며 “제천동우회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암동 순국선열묘역에는 <7의사총>과 <이정규 의사>, <김상태 의병장>, <홍사구 열사>, <최욱영 의사>의 묘소가 있다.

<7의사>는 김용주,김재관, 추성손, 우재봉, 우규하, 박원용, 오문용 7분으로 충주성 전투에서 전공을 세우고 1896년 4월초 충주 장현에서 전사하였다.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이정규 의사>는 유인석에게 배웠으며, 을미의병 때에 의병측의 입장을 중앙에 알리기 위해 상경하여 종앙의 요로에 교섭하기도 하였다. 1905년 제천향약 주도하었고, 정미의병 때 이강년의 참모 종사로도 활약하였다. 국내에 남아 해외 동지들과의 연락을 담당하는 한편, 군자금을 모으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만년에는 장담에서의 강회를 주재하고, 향리에서 후학을 지도하였다. 197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김상태 의병장>은 이강년 선생과 제천에서 의병을 일으켜 증군장으로 영월 등에서 활약하였으며 대구 감옥에서 단식 끝에 1912년 7월 28일 순국하였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최욱영 열사>는 1907년 이강년의 진의 군사장으로 활약하였으며 제천 등에서 군자금을 모집하던 중 체포되어 징년 15년을 선고받고 마포형무소에서 복역 중 1919년 8월 1일(음력) 순국하였다.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홍사구 열사>는 1895년 스승인 안승우가 의병을 일으키자 그의 종사로 활약하였으며, 1896년 스승과 함께 순국하니 그해 나이 19세였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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