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고자 작은 행복을 좇는 사람들이 있다. 나만을 위해 산책하고 휴식도 취하고 취미 활동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워라벨’은 가치 있는 삶의 방식이다.
제천에도 참된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고 열정 하나로 일 년을 포기 없이 달려온 이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문화원 문화학교 ‘내 몸을 디자인하다’ 반 수강생들이다.
‘내 몸을 디자인하다’는 몸의 균형과 바른자세, 바른워킹을 통한 신체·정신적 건강을 도모하고 모델교육을 통한 자신만의 스타일과 자신감을 향상할 수 있는 과정이다.
수강생들이 18일 수료식을 열고 일 년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잠시 그들의 여정을 들여다본다.
◇왕초보를 탈출했어요
수강생들은 상하반기 각각 총 20회 40시간 동안 시민회관 다목적실에서 이론 중심의 수업에서 탈피 직접 참여하는 교육 방식으로 다양한 내용을 배웠다.
먼저 이들의 경력도 눈에 띄었다. 주부, 회사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은퇴자들뿐만 아니라 남자 수강생들은 기관 단체장, 중소기업 대표 등 현역으로 뛰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몸을 가꾸며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수강생 대부분이 모델을 처음 해보는 왕초보라 이론이나 실기는 낯설기 그지없었다. 몸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고, 고개가 밑으로 내려오고, 걸음도 팔자걸음으로 다들 바른 자세와 바른 걸음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나이도 60대에서 70대가 대부분이어서 “늦은 나이에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가득 찼다. 김선옥·김영순 강사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연습하면 몸이 자연스럽게 익힌다”고 주문하며 격려했다.
수강생들은 모델링의 기초부터 포즈 연습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바른 체형 교정은 물론 자기 표현력도 키우고 워킹도 해봤다.
거울을 보고 자세를 바로잡고 수업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바로 걷고자 노력했다. 수강생들은 “할 수 있어”라는 투지로 이론은 물론 야외 수업도 게을리하지 않고 따라갔다.
그러나 야외수업은 만만치가 않았다. 런웨이 시 밝은 표정으로 긴장하지 말고 침착하고 당당하게 걷기, 정해진 순서와 포즈 잊지 않기 등 처음이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러 번 해보며 현장의 이모저모를 알아갔다. 특히, 스타일 체크, 동선, 포즈, 턴, 시선 처리 등 현장 적응에 최선을 다했다.
왕초보들은 어느새 수업의 막바지에 다다르며 조금씩 모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특히 최동수 제천시노인회장은 “자세 교정을 위해서 도전했지만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 “할 수 있을까?”,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등 의구심투성이었다. 막상 시작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이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선옥 강사도 “회장님 혈색이 처음보다 좋아지고 허리도 펴졌다”며 응원했다.
수료를 앞두고 런웨이를 열기로 하고 바쁜 나날을 보냈다. 부족함은 많지만 경력자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배움을 결산하다
이날 윤종섭 문화원장은 열정적으로 과정을 맞힌 수강생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했다. 각자 열과 성을 다한 결과 내년에는 초급에서 중급반으로, 중급반에서 런웨이 반으로 올라가는 성장 모습을 보여줬다.
수강생들은 바른 자세, 아름다운 바디핏, 건강한 걸음걸이 방법, 내 몸에 맞는 스타일 내기 등 6~10개월 동안 매주 2시간씩 내 몸을 알차게 가꾼 모습을 수료식에서 당당한 런웨이로 표출했다.
이날 수강생들은 자신 있는 색상의 의상과 소품으로 한껏 멋을 내고 나와 개성과 매력을 발휘했다.
각자 동선을 파악하고 런웨이를 펼쳤다. 과거 어깨를 움츠리고 엉거주줌하고 삐뚠 결음걸이가 수정되었고, 이젠 건강에도 좋고, 보는 사람에게도 멋스러움으로 다가가는 늠름한 걸음걸이로 제법 모델 티가 났다. 당당한 걸음걸이와 자신을 뽐내는 포즈로 준비한 모든 것을 무대에 쏟아냈다. 수강생들은 자연치유식물원의 꽃과 조화를 이루며 꽃밭을 훨훨 나는 나비 같았다.
객석도 뜨거웠다. 화려한 의상과 위풍당당한 런웨이에 시선을 빼앗겼다. 또한 은빛 청춘들의 용기와 도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새로운 도전… 축제장을 누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름다운 도전은 계속됐다. 수강생들은 배운 것에 그치지 않고 5월 괴산 빨간맛 축제, 6월 충북이통장협의회 워크숍와 제천연예인협회 패션쇼, 9월 괴산 고추 축제, 10월 풍기인삼축제, 제천한방방이오박람회, 제천문화원 황금종을 울려라 패션쇼, 제천시장애인연합회 식전행사에 초청을 받아 취미를 넘어 재능기부로 제천 여성의 아름다운 미를 뽐냈다.
지난 4일에는 제천문화원 문화학교 수강생 발표회 “뽐Ⅴ”에서 문화 수요자에서 공급자로 변신해 야외 런웨이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에도 관내 행사장은 물론 타지역 크고 작은 축제장에서 시니어 모델로 나설 예정이다.
윤종섭 문화원장은 “문화학교 13개 프로그램 중에서 단시간 내에 높은 성과를 낸 프로그램이다. 멋진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까지 너무 자랑스럽다”며 “수료를 축하하고 앞으로도 계속 지역사회에 좋은 모습으로 활동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원도 수강생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도전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선옥 강사… “바른 걸음걸이, 건강한 美와 자신감을 키워요”
김선옥 강사는 “얼굴을 예쁘게 가꾸기 위해 화장, 성형, 헬스, 필라테스 등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걸음걸이’의 중요성”이라며 “우리가 매일 수많은 걸음을 걷고 있지만, 그 걸음걸이가 우리의 건강과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걸음걸이는 단순한 이동의 수단을 넘어서 건강은 물론 내면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올바른 자세로 걷기는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체형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며 나 자신을 더욱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어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니어들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낸다”면서 “그 이유는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며 언제든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몸을 디자인하다’ 프로그램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자신의 걸음걸이를 교정하고 더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만들어갈 기회를 제공한다”며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싶은 희망자를 항상 환영한다”고 지원을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김 강사는 “열정을 가지고 한 해 동안 함께 해준 수강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제천또바기뉴스=이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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